2분기 합계 출산율 사상 최저인 0.7명까지 떨어져
출산율이 낮아지고 사망자 늘면서 인구까지 감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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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반전이 나타나지 않는 한 올해 합계 출산율은 작년(0.78명)보다 떨어질 것이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내놓은 올해 출산율 전망이다.

한국의 ‘국가 소멸’이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2분기 합계 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0.7명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흐름만 놓고 본다면 내년에는 이보다 더 출산율이 내려갈 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인구 재앙’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8월 30일 발표한 ‘6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합계 출산율은 전년 동기(0.75명)보다 0.05명 감소한 0.7명으로 집계됐다. 합계 출산율은 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를 의미한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2분기 기준 사상 최저 수준이다. 모든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저인 작년 4분기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당장 내년엔 출산율 0.7명 선마저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2분기 기준 합계 출산율은 2017년 1.05명에서 2018~2019년 0.9명대, 2020~2021년 0.8명대, 2022~2023년 0.7명대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인구까지 감소하고 있다. 2분기 출생아는 5만6087명으로 1년 전보다 6.8%(4062명) 감소했다. 2분기 기준 사상 최저다. 특히 30대 초반(30~34세)은 1000명당 출생아 수가 65.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명이나 줄었다.

2분기 사망자는 8만3359명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사망자가 급증한 1년 전에 비해 7.9%(7142명) 줄었지만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인구는 2만7272명 자연 감소했다. 대한민국 인구는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째 자연 감소 중이다.

더욱 큰 문제는 현재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출산율 바닥’으로 보는 0.7명 선마저 깨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결혼하는 부부가 늘어나면 출산율이 높아진다는 과거 공식마저 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진 결혼이 몰리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혼인 건수가 늘어났지만 출산율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