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합계 출산율 3명 육박
매년 1500만명씩 인구 늘어
2020년 인구 1억명 돌파

“출산율 못 낮추면 ‘재앙’ 온다”...인구 급증이 고민인 ‘이 나라’
출산율의 감소는 세계적인 문제다. 특히 한국은 심각하다. 올해 2분기 합계 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0.7명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이런 추세와 반대로 출산율이 너무 높아 오히려 고민인 국가가 있다. 바로 이집트다.

이집트는 현재 급격한 인구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가 경제 성장 속도 보다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정부에서 ‘출산 규제책’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압둘파타흐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 인구 증가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산아 제한 정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출산 규제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인구 과잉 문제는 이집트 사회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교육과 의료에 쓸 정부 예산을 현재와 같이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집트 인구는 2000년 7137만명, 2010년 8725만명, 2020년에는 1억명을 돌파했다. 10년 단위로 약 1500만명씩 급증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2014년 집권한 이후 “둘이면 충분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산아 제한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집트의 합계 출산율은 3명에 근접할 정도로 늘었다. 이집트의 2021년 합계 출산율은 2.9명으로이다. 정부 목표치인 2.11명보다 훨씬 높다.

이에 따라 이집트는 여러 경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집트 빈곤율(전체 인구 대비 중위소득 50% 미만 인구)은 2015년 27.8%에서 2020년 31.9%로 증가했다.

실업률도 7%대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물가 상승세도 가팔라져 지난 7월 물가 상승률은 36.5%로 기록됐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