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8일 오전 회추위를 열고 내·외부 후보 3명을 대상으로 2차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회추위 진행과 관련하여, 후보자 대상 심층 평가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회추위 결과가 이날 저녁 5시 전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외부 후보 3인은 내부인사인 허인 부회장, 양종희 부회장과 외부인사인 김병호 베트남 호치민시개발은행(HD은행) 회장이다.
가장 강력한 후보는 KB국민은행장을 지낸 허인 부회장이다. 허 부회장은 대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0학번으로 1979학번인 윤석열 대통령의 1년 후배이기도 하다. 허 부회장은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했다가 외환 위기 당시 회사가 합병되면서 KB국민은행에 합류했다. 올해부터 글로벌부문과 보험부문을 맡았다. 사내 평판도 좋은 편이다. 직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상사로 좋은 평가를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회장의 가장 큰 장점은 KB국민은행장을 역임했다는 것이다. 은행이 금융지주의 핵심이 되는 계열사인 만큼 은행장 경험은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다. 2017년 KB국민은행장에 취임한 허 부회장은 4년간 KB국민은행을 이끌었다. 다른 두 명의 부회장이 은행장 경험이 없다는 점은 허 부회장에겐 분명 유리한 요소다.
양종희 부회장은 윤 회장과 그동안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일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KB금융지주는 2021년 1월 부회장직을 신설했는데 양 부회장이 가장 먼저 부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현재 개인고객부문·자산관리(WM)·연금부문·중소상공인(SME)부문장을 맡고 있다.
양 부회장은 윤 회장이 지주 부사장을 지낼 때 전략기획부장으로 일하며 손발을 맞춘 바 있다. 이후 양 부회장은 4년 만에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그룹 내부에서는 윤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통한다.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양 부회장은 LIG손해보험(현 KB손보) 인수를 성공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전무를 뛰어넘어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양 부회장은 윤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던 2020년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최종 후보 명단에는 이름이 없었다. 사외이사들이 후보를 고르는데 현재 사외이사들은 당시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경쟁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KB금융 주변의 분석이다.
외부 인사가 부상할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 앞서 금융지주 회장 인사를 마친 NH농협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모두 외부 인사를 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KB금융 인선과 관련해 “선진적인 지배 구조 선례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외부 인사인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은 1961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영문학과를 나왔다. 지난 2020년 윤종규 회장 연임 당시에도 후보군에 포함된 인물이다.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하나은행 하나금융지주회사 설립기획단 팀장, 하나금융지주 국외사업전반 총괄 상무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 하나은행 경영관리그룹총괄 부행장과 기업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2월에는 하나은행장에 올랐고 그해 9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지냈다. 이후 세계은행(WB) 산하 국제금융공사(IFC) 수석고문과 SK 사외이사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베트남 중견은행인 HD은행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날 확정된 최종 후보자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한 이후 오는 12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후 11월20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5대 회장 자리에 오를 예정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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