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요즘엔 생활기록부 인증하며 놀아요” [김민주의 MZ 트렌드]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생활기록부’를 인증 및 공유하는 유행이 번지고 있다.

자신의 생활기록부 내용을 갈무리해 SNS에 게시하거나 친구들과 만나 서로 생활기록부를 돌려 보며 공유하는 방식이다. 그중 이들의 주 관심사는 담임 선생님이 학생의 특성과 태도에 대해 종합적으로 서술한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 부분이다.

SNS에 ‘생활기록부’를 검색하면 “지금과는 다르게 나 어릴 때 인싸(인사이더)였구나”, “어릴 적부터 꿈꾸던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다“, “나 꽤 괜찮게 살았네” 등의 소감과 함께 인증한 생활기록부 사진이 수천 개 이상 올라와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생활기록부’ 게시글만 1만 1000여 개에 달한다.

빅데이터 기반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생활기록부 조회’ 키워드의 네이버 검색량은 최근 한 달 기준(8월 13일~9월11일) 56,300건에 달한다. 지난달에 비해 881.91% 증가한 수치다.
네이버 '생활기록부 조회' 검색량 추이 그래프/사진=네이버 트렌드 페이지 갈무리
네이버 '생활기록부 조회' 검색량 추이 그래프/사진=네이버 트렌드 페이지 갈무리
대학 수시 접수 기간인 것을 고려하더라도 생활기록부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대비 폭발적으로 커졌다.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 분석 결과, ‘생활기록부 조회’ 검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 그래프는 키워드 검색 횟수를 일별/주별/월별 각각 합산하여 조회 기간 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해 상대적인 변화를 나타낸 것)
X(구 트위터) 9월 5일 실시간 트렌드 목록/사진=X 갈무리
X(구 트위터) 9월 5일 실시간 트렌드 목록/사진=X 갈무리
생활기록부 유행에 사람들이 몰리며 정부24 생활기록부 발급 사이트는 한때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지난 5일 X(구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에 ‘생활기록부’ 키워드가 올라오기도 했다.

Z세대는 생활기록부로 사람의 성향을 MBTI보다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잊고 지내던 자신의 초·중·고 시절을 회상할 수 있어 조회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신의 성향을 분석하고 인증 및 공유하는 Z세대의 셀프 분석 트렌드와 잘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과거 직접 학교에 방문 요청해야만 발급받을 수 있던 생활기록부를 이제는 온라인으로 쉽게 볼 수 있게 되면서 접근성이 좋아진 것도 유행의 큰 배경으로 손꼽힌다.
생활기록부 테스트/사진=테스트잇
생활기록부 테스트/사진=테스트잇
한편, 생활기록부 인기가 커지며 ‘생활기록부 테스트’라는 성격 테스트까지 등장했다. 테스트 항목에 모두 답을 하고 나면 수상 경력과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 교우관계 등 실제 생활기록부와 동일한 양식에 결괏값이 나온다. 해당 결과는 Z세대가 선호하는 MBTI 테스트와도 연계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