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에 사과하려 찾아간 어린이집 교사, 학부모에 똥 기저귀로 봉변

'막장 드라마도 아니고···' 학부모에 똥싸대기 맞은 교사 경찰 고소
세종시 한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똥 기저귀로 얼굴을 맞았다며 가해 학부모를 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13일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해당 어린이집 교사 A씨는 학부모 B씨가 자신의 자녀가 싼 똥 기저귀를 종이 봉지에서 꺼내 자신의 얼굴에 던진 혐의로 세종남부경찰서에 고소했다.

교사 A씨는 10일 오후 어린이집 원장과 함께 병원에 있던 학부모 B씨를 찾아 최근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사과하려 했다. 하지만 B씨는 손에 들고 있던 똥 기저귀를 펴 A씨의 얼굴에 던졌다.

당시 화장실 밖에 있던 어린이집 원장은 소란이 일어난 화장실로 들어가 상황을 목격했다. 원장이 촬영한 사진에는 A씨의 얼굴 한 뺨이 똥 기저귀에 맞아 똥이 묻어 있는 장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교사 A씨는 똥 기저귀로 얼굴을 맞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의 남편이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어린이집 교사의 보호에 관한 청원'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어린이집 교사의 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화를 요구하면서 사건이 알려지게 됐다.

남편은 청원에서 "올해 초부터 어린이집에서 폭언과 부당한 요구, 아동학대 무고 등 갑질 학부모로부터 고통받는 아내를 보며 퇴사를 권유했는데 이렇게 됐다"고 작성했다.

이어 "나쁜 교사는 처벌할 수 있는데 나쁜 학부모를 피할 수 없는 교사들은 어떻게 하나"라며 "어린이집 교사들도 방어할 수 있는 방패를 제도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