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제공과 유료 제공 서비스가 있을 때 카카오톡은 어느 쪽에 더 기술 투자를 할까. 후자다. 더 많은 기술 투자와 지원 사격을 받은 이 분야는 곧 트렌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시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될 확률이 높다. 그래야 사람들을 더욱더 그러모을 테니까. 그러면 이렇게 더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또 다른 유료 먹거리가 세상에 나올 것이다.
파고드는 공부는 이런 ‘인사이트’를 남긴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테슬라와 도요타의 기업 가치-아이디어를 알리고 납득시키는 아이디어 세일즈 능력을 타고난 사람은 없다. 이 능력을 터득한 사람들은 모두 타고난 것이 아니라 이 능력이 자신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다. 아마존·테슬라·애플의 기업 가치, 즉 시가 총액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매출과 영업이익일까.
테슬라의 기업 가치는 6000억 달러가 넘는다. 반면 전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는 2000억 달러에 불과하다. 두 기업의 기업 가치가 매출이나 영업이익과 왜 이렇게 다를까.
답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다. 테슬라는 SNS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신제품·신기술에 대한 호응도가 도요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테슬라의 스타성을 입증하는 엄청난 충성도를 자랑하는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도요타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성이다. 정확히 동일한 양상이 애플과 삼성전자에서도 보인다.
단순히 기업을 재무제표로만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업의 가치는 매출이나 영업이익도 봐야 하지만 브랜드 선호도, SNS 팔로워 숫자, 스타성도 함께 봐야 한다. 스타링크의 위성 인터넷 사업-항상 남들이 하지 않는 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에서 1위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1위는 후발 주자와 경쟁하지 않는다. 플랫폼이 안정돼 큰 수익이 발생하면 후발 주자가 와도 시장 1위로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테슬라의 스페이스X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으로 로켓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기업이다. 스페이스X는 자사 로켓 팰컨9을 한 번 쏠 때마다 스타링크 저궤도 위성을 60개씩 올릴 수 있다. 로켓을 한 번에 대량으로 쏘아 올리고 그 발사체를 상당 부분 재사용한다. 그래서 테슬라의 위성 인터넷 사업체인 스타링크의 가장 큰 장점은 탁월한 원가 절감 능력이다.
또 다른 장점은 스타링크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쉽고 빠르게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 통신이 불안정한 제삼세계 국가라는 가장 확실한 수혜지를 가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시장이 2040년까지 연평균 3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 주행 자동차나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와 같은 서비스가 실행되면 위성통신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왜 하필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일까. 기존 인공위성은 3만6000km 상공 정지궤도 상공에 있었다. 보다 넓은 범위에 통신이 가능했지만 데이터 송수신은 오래 걸렸다. 그래서 초고속 인터넷 제공이 어려웠다.
하지만 스타링크 위성은 상공 550km에 떠 있어 인터넷 전송 속도가 훨씬 빠르다. 스타링크의 통신 속도는 초당 100메가비트 안팎으로 한국의 인터넷 속도보다 4배 빠르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폐쇄적인 사업이 아니라는 뜻이다.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의 중요성을 인지한 사업이란 뜻이다. 구글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수주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020년 스페이스X와 클라우드 컴퓨팅용 플랫폼 아주르를 스타링크에 접속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래 산업에서 인터넷이 불필요한 분야는 전무하다. 모든 것은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다. 자동차-자동차, 자동차-인프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구독 사업에 위성통신 인터넷 사업으로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가 활용될 수 있다. 우선 첫걸음으로 테슬라 차량으로 시작할 테고 이 양질의 인터넷 생태계에 점점 더 다양한 완성차와 오토모티브업계가 합류할 것이다.
IT 트렌드에서 ‘팩트’를 알게 되는 것은 아무 쓸모도 없다. 그래서 그 ‘팩트’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어 내 사업에 적용하거나 새 사업을 창조하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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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는 집중을 방해하는 크고 작은 장애물들을 포기하는 일에 불과하다. 이 명언을 되새겨볼 때다.
정순인 ‘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 저자·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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