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의원“올해 8월까지 임금체불액만 1조원대로 역대 최다·반의사불벌죄 개선해 실질적인 대책 강구해야”
피해근로자에게 체불임금 변제한 경우에만 반의사불벌죄 적용토록 개선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발의

6년 간 일하고 임금 못 받은 근로자 165만명·체불액 8조 7천억원
올 8월까지 신고된 임금체불액이 1조 1,411억원이며, 18만여 명의 근로자가 일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상현 의원(국민의힘)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올해 8월까지 신고된 임금체불액만 1조 1,411억6백만원으로, 6만5,626개소의 사업장에서 18만여 명의 근로자가 임금을 받지 못했다.

최근 5년 8개월 간 임금체불 피해금액은 8조 7,906억 8,100만원에 달하고, 63만7601개소의 사업장에서 피해 근로자는 165만 6,048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은 체불사업주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지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체불임금 관련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하는 경우는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하고, 벌금형의 경우에도 보통 체불액보다 훨씬 낮은 금액의 벌금이 선고되는 것이 현실이다.
연도별 임금체불 현황
연도별 임금체불 현황
또한 임금체불 관련 반의사불벌죄 조항으로 인해 사업주가 형사처벌을 면한 다음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고소를 취하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임금지급을 고의로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

윤 의원은 27일 고의적이고 상습적인 임금체불 사업주 엄단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임금체불 피해근로자에게 변제한 경우에만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토록 해 사업주의 체불임금 청산 의지를 제고하고 임금체불 피해 근로자의 보호를 기여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를 현행 사망·퇴직근로자만 지급받는 것이 아니라, 재직 중인 근로자까지 지급될 수 있도록 확대함으로써 임금체불로 피해를 입은 재직근로자를 보호하도록 했다. 상습 체불사업주에 대해서는 근로자로 하여금 체불임금의 3배 이하의 부가금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윤상현 의원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임금체불 시위를 하던 택시기사가 분신을 시도하는 등 임금체불은 근로자 뿐 아니라 가족의 위기를 초래하는 중대범죄다”며 “상습적이고 고의적인 임금체불을 엄단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강력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임금체불을 ‘반사회적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 5월 ‘상습체불 근절대책’을 발표하며 고액·상습적 체불사업주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최근 3년간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되고, 1년 이내 체불총액이 3천만원 이상인 경우는 명단공개, 체불총액이 2천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신용제재 등 불이익이 준다는 내용이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