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작년 매출 3천억원이라더니···실제 10조원 추정
구글의 한국 법인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한국에서 거둔 매출이 감사보고서의 30배가 넘는 10조 5000억원 규모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결과로만 보면 국내 최대 IT 기업인 네이버(지난해 기준 8조 2201억원)나 카카오(7조 1068억원)를 훌쩍 뛰어넘는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4일 '외국계 플랫폼 기업의 국내 매출 및 법인세 추정'이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재무관리학회 2023 추계 학술세미나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강형구 교수는 2022년 IT 산업 성장률(3.3%), 국내 경제 성장률(2.6%), 구글코리아의 매출 성장률(17.96%) 등 총 3가지 시나리오를 반영해 구글코리아의 2022년 기준 매출액 및 법인세를 추정했다.

강 교수는 "총 3가지 시나리오에 걸친 분석 결과, 구글코리아의 매출액은 이 기업의 감사보고서 수치인 3,449억원의 최대 30배인 10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한국 정부에 납부해야 할 법인세 역시 최대 4,420억원으로 추정돼 실제 납부액인 169억원의 26배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의 추정치대로라면 구글코리아의 실제 매출액은 2022년 기준 네이버(8조2천201억원), 내야 하는 법인세는 2022년 기준 카카오(2천418억원)를 뛰어넘는다.

강 교수는 "구글코리아의 매출과 법인세는 우리나라 최대 플랫폼 기업 이상이지만, 정작 감사보고서상 매출액과 법인세는 중소기업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유튜브·검색엔진 등 구글코리아의 주요 사업은 이미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국내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며 "조세 정의를 실현해야 구글코리아와 국내 플랫폼 기업 간 공정 경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