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노을 질 무렵의 몰또 테라스 풍경 (사진출처=몰또 에스프레소바)
저녁 노을 질 무렵의 몰또 테라스 풍경 (사진출처=몰또 에스프레소바)
‘자리 값이 아깝지 않은 곳’. 이곳을 설명하는 데 충분하다. 명동의 한 구석에서 찾은 몰또 이탈리안 에스프레소바다. 2021년 오픈할 때부터 핫플로 떠오른 이곳은 이제는 명동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뷰맛집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사진이 좋아요가 유명한 곳. 몰또 에스프레소바의 테라스에 앉아 보는 풍경이 이곳의 매력이다.

명동에서 만나는 이탈리아, 몰또 에프레소바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8번 출입구로 나와 명동거리를 걸으면 북적이는 사람들과 노점상이 자리한다. 이 길을 지나면 명동 성당이다. 언덕에 자리한 성당은 어디에서 보아도 아름답고 성스러운 모습이다. 몰또 에스프레소바는 명동 성당 맞은편에 있다. 인스타그램 속 사진의 분위기는 마치 유럽 같다. 그러나 풍경처럼 외관도 유럽의 분위기를 풍기는 건축물을 상상하며 찾다가는 길을 헤맬 수 있다. 명동성당 맞은편, 2층에 농협이 있는 YMCA 본관 건물 3층에 있다. 건물 가장자리에 야외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지만 종종 펜스를 두고 막고 있어 헛걸음을 할 수도 있으니 건물 1층에 있는 자동문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는 편이 빠르다.
테라스에서 본 전경 (사진출처= 몰또 에스프레소바)
테라스에서 본 전경 (사진출처= 몰또 에스프레소바)
카페 내부도 상상과는 다르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같은 층을 공유하는 뷰티 브랜드 매장이 있고, 오픈형 공간에 에스프레소 추출 기계와 카운터, 테라스와 연결된 창문 앞의 긴 바테이블이 보인다. 상상한 풍경은 테라스 밖으로 나가야 하지만, 주문을 한 뒤에만 나갈 수 있다. 주문하지 않고 인증샷만 찍고 나오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일까. 그러나 금요일, 평일 낮 2시가 지난 무렵에도 입구가 보이지 않을 만큼 줄을 섰다.

회전율이 빠른 덕분에 15분 정도 대기한 후 들어갈 수 있었다. 입구부터 줄을 정리해주는 직원과 테라스 현장의 직원이 곳곳에서 무전을 주고받으며 상황을 공유한다. 카페 이용 시간은 90분이다. 평일에는 15분 정도의 대기 시간이 있고, 주말에는 30분 이상 대기하기도 한다. 직원 말에 따르면 오픈시간에 맞춰 오는 것이 대기를 최소한으로 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라스트오더 시간은 저녁 7시이며,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이다.
왼쪽 상단부터 카페 쇼콜라또(5000원), 아이스 아메리카노(6000원), 헤이즐넛 크로와상(6800) (사진출처=몰또 에스프레소바)
왼쪽 상단부터 카페 쇼콜라또(5000원), 아이스 아메리카노(6000원), 헤이즐넛 크로와상(6800) (사진출처=몰또 에스프레소바)
왼쪽 상단부터 카페 쇼콜라또(5000원), 에스프레소(4000원), 티라미수(1만2000원) (사진출처=몰또 에스프레소바)
왼쪽 상단부터 카페 쇼콜라또(5000원), 에스프레소(4000원), 티라미수(1만2000원) (사진출처=몰또 에스프레소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
테라스에 앉으면 명동성당과 남산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영화 ‘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떠올릴 만큼 로맨틱하다. 유럽여행에 온듯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이 풍경을 보러 왔지’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진한 샷과 크림, 소금이 올라간 에스프레소 카페 살레가 4800원, 아메리카노가 6000원이다.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가 4500원인 것과 비교하면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날씨가 변덕스러워 추웠다가, 더웠다가 옷을 계속 벗고 입는 것을 반복하기도 하고 비가 오면 이용하지 못하거나, 뙤약볕에 내리쬐는 태양을 그대로 견뎌야 한다. 우산이나 담요는 대여해준다.
몰또의 포토스팟 (사진출처=윤제나)
몰또의 포토스팟 (사진출처=윤제나)
특히 이곳의 매력적인 순간은 명동성당에서 종이 울리는 순간이다. 천주교에서 삼종 기도를 바치는 삼종은 오전 9시, 낮 12시, 오후 6시에 울린다. 대성전 종탑에 걸린 종이 웅장하게 울리면 마음이 경건해지고 잠시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든다. 이 감정은 어떤 특정한 세대나 인플루언서들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세대를 아우르는 감정, 고양감을 불러일으킨다.

윤제나 기자 z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