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이 제작한 ‘세계 한민족 문화대전’에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사전을 개정할 때 반영하겠다"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연합뉴스)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연합뉴스)
올해에만 약 24억원의 세금이 투입된 백과사전 웹에 김치는 ‘파오차이’, 한복은 ‘조선족 옷’으로 설명돼 있는 것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부 유관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 국정감사에서 정경희 의원(국민의힘)이 이 같은 내용을 지적하면서 “한국 바로 알리기 한국문화 세계화 사업에 주력을 하고 있는 연구원에서 중국의 문화 공정에 동조하고 있다니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정경희 의원실 제공)
(정경희 의원실 제공)
정 의원이 언급한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교육부로부터 의뢰받아 제작한 ‘세계 한민족 문화대전’ 웹 사전에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한민족문화대전은 한민족의 세계사적 이해 기반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재외 한인의 역사와 문화자료를 조사·연구·가공해 서비스하는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정 의원은 중국에서 ‘파오차이=김치’라는 주장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21년 김치의 중문 표기를 '辛奇(신치)'로 의무화한 바 있지만 이를 어겼다는 지적이다.

또 이 사전에는 김장이 ‘조선족 사회에서 소금에 절인 배추나 무 따위를 고춧가루, 파, 마늘 따위의 양념에 버무린 뒤 음에 보관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었으며, 한복은 ‘조선족이 설 명절 차려 입는 새옷’으로 돼 있었다.

국감에 출석한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이같은 지적에 “(파오차이 표기는) 2015년에 만들어졌고, 현행화를 못했다”며 “사전을 개정할 때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우리 한인 디아스포라(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를 집대성하는 사업"이라며 "한반도에 있는 우리 시각이 아니라 현지 한인들의 시각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설명해 주는 게 이 사전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등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와 연계돼 있는 이 사전은 지난 5년 간 5억여 명이 열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