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우호관계 강화 행보
임진각에 웨버 대령·싱글러브 장군 추모비 건립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월 12일 파주 임진각 보훈단지에서 열린 ‘웨버 대령·싱글러브 장군 추모비’ 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월 12일 파주 임진각 보훈단지에서 열린 ‘웨버 대령·싱글러브 장군 추모비’ 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월 12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보훈단지에서 열린 고(故) 윌리엄 E. 웨버(William E. Weber) 대령과 고(故) 존 K. 싱글러브(John K. Singlaub) 장군의 추모비 제막식에서 고인들의 업적과 용기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웨버 대령과 싱글러브 장군은 6·25 참전용사이자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통한다. 두 사람은 2022년 타계해 미국 워싱턴 D.C.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최 회장은 축사에서 “웨버 대령과 싱글러브 장군을 비롯한 6·25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은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라는 씨앗을 선물했다”라며 “이로 인해 세계 최빈국에 속했던 우리나라가 반도체, 배터리 등 최첨단 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웨버 대령이 워싱턴D.C. 추모의 벽을 건립한 후 우리 곁을 떠나기 전 ‘생의 임무를 완수했다’는 말씀을 남겼다고 들었다”라며 “우리가 그 미션을 이어받아 한미양국 협력을 발전시키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숭고한 희생에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이다”라고 했다.

SK의 한미우호 활동은 반세기 이상 지속되고 있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은 미국 유학 시절 ‘인재양성’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이라고 깨닫고, 한국 학생들이 미국 유수의 교육기관에서 수학할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도 이를 이어받아 장학사업을 확대하고, 한미 간 경제협력으로 보폭을 넓혔다.

최 회장은 웨버 대령이 평생을 두고 추진한 미국 ‘추모의 벽’ 사업에 국내 기업 최초로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후원했다. 2022년 7월에는 미국에서 열린 ‘추모의 벽’ 건립식에도 직접 참석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행사장에서 한미연합사령관을 역임한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전우회 회장과 환담했다.

SK관계자는 “주한미군 출신 재향군인이 330만 명에 달하는 만큼 이들이 미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전날에는 서울 종로구 SK 서린 사옥에서 방한 중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미 상원의원 6명과 만나 한미 간 포괄적 분야의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최 회장은 "핵심 사업 분야의 대미 투자는 계속 진행할 것"이며 "기후변화, 디지털 전환 등 글로벌 이슈의 해법을 찾으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공동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미 의원들은 "SK가 한-미 양국의 가교이자, 반도체, 베터리,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 공급망 파트너가 됐다"며 "SK 경영 활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한층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