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이슈]
10월 1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가진 모습.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이 아닌) 다른 쪽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월 1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가진 모습.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이 아닌) 다른 쪽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병원이 폭격을 받아 최소 500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이 이슬람권을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도화선이 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자칫 중동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국제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 산하 보건부는 10월 17일 “이스라엘이 많은 피란민들과 환자들이 머물고 있던 가자지구 내 알아흘리아랍병원을 폭격해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근거를 둔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가 잘못 쏜 로켓이 병원에 떨어졌다고 반박하며 공습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슬람권에선 이번 폭격을 이스라엘군 소행으로 단정하는 분위기다.

이 사건이 터지자 이슬람 국가들이 일제히 분노했다. 이란과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은 해당 사건에 대해 이스라엘군의 ‘전쟁범죄’라고 규탄했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번 사고를 “내일은 전례 없는 분노의 날이 될 것”이라고 복수를 다짐했으며 이란도 확전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거론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사건이 터진 날 방송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이스라엘 정권의 전쟁범죄가 계속된다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했다. 병원 공습 사건이 터진 다음 날인 10월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는 이스라엘과 무관하다”며 “가자지구 테러 그룹의 로켓 오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병원 공습을 계기로 미국과 이스라엘 대 아랍 국가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중동지역의 전운이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