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그룹 성기학 회장 일가 부당거래 의혹 조사
영원무역 측 “현 시점에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영원무역그룹 성기학 회장/성래은 부회장(한경DB)
영원무역그룹 성기학 회장/성래은 부회장(한경DB)
공정거래위원회가 영원무역 오너 일가 부당지원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 영원무역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YMSA 등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영원무역그룹 성기학 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부당지원 및 내부거래 의혹 등이 대상이다. 성 회장의 차녀인 성래은 부회장은 올 3월 부친이 소유한 YMSA 지분 절반을 증여 받았는데, 대부분의 증여세(850억원)를 이 회사에서 빌려 현금으로 납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YMSA는 대출금 마련을 위해 본사 건물로 사용하던 대구 만촌동의 빌딩을 약 600억원에 매각했는데, 건물 매수자가 그룹 내 다른 회사인 영원무역으로 드러났다.

또 공정위는 성기학 회장의 삼녀 성가은 부사장이 주도한 노스페이션 에디션 사업도 조사할 예정이다. 성 부사장은 탄자니아, 방글라데시 등 개발도상국에 월드비전과 함께 식수 공급 프로젝트인 ‘노스페이션 에디션’ 사업을 진행해 왔다. 식수 지원에 이어 식량 지원 사업으로 확대하고 있는 ‘에디션’이 성 부사장의 개인 회사로 알려진 ‘이케이텍’ 소유로 알려졌다.

현재 영원아웃도어 부사장으로 소속돼 있는 성 부사장이 개인회사를 운영할 경우 현행법상 위법이다. 올 초 노스페이스 판권 연장 과정에서 영원무역홀딩스 ‘경업금지’ 조항이 사라졌지만 영원아웃도어는 유지됐기 때문이다. 또 국내 유통이 주력인 영원아웃도어임에도 성 부사장은 미국 시애틀을 오가며 원격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기업 집단뿐만 아니라 시장 지배력이 높은 중견 집단에 대해서도 부당내부거래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원무역그룹 측은 이번 공정위 조사 착수에 대해 “현 시점에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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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