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사진=미래에셋증권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그룹의 창업 공신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다.

미래에셋그룹은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화하는 임원 승진 인사를 23일 단행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미래에셋증권 김미섭 사장, 허선호 사장, 이정호 사장 등 6명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총 15명의 임원이 승진 발령됐다. 사장 승진자는 전경남 미래에셋증권 부사장 등 3명이며, 부사장 승진자는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전무 등 6명이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 조웅기 부회장, 미래에셋자산운용 최경주 부회장 등 미래에셋 창업 멤버들은 일선에서 물러난다.

최현만 회장은 1997년 자본금 100억원의 벤처캐피탈로 출발한 미래에셋그룹의 대표적인 창업 공신으로 26년만에 자기자본 11조원의 국내 1위 금융투자회사로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번 승진 인사는 과감한 세대교체와 기본 인사 원칙인 성과와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의미가 있다고 미래에셋 측은 밝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회사에 기여한 이들에 대한 대우와 존경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역동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에셋의 '의자'는 누구나 앉을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미섭 신임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며 성과를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선호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WM사업부를 총괄하며 연금, 해외주식, 디지털 등 리테일 사업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정호 부회장은 홍콩법인 최고경영자(CEO)로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게 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에서 승진한 이준용 부회장은 멀티운용부문을 총괄하며 글로벌투자,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스와럽 모한티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대표이사도 부회장으로 승진해 향후 미래에셋그룹에서 중점을 두는 인도 사업에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미래에셋생명 사장에서 승진한 김재식 부회장은 풍부한 자산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변액보험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편 이번에 퇴임하게 되는 창업 멤버들은 퇴임 임원으로서의 예우를 받게 되며 고문으로 위촉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등기이사는 향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추천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박현주 회장은 "26년 전 창업 이후 지금까지 가장 큰 고민이 세대교체이다. 인간적인 번민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향후 10년 이상을 준비하는 전문 경영체제를 출발시키기로 했다"며 "이번에 퇴임하는 창업 멤버들과의 깊은 인간적인 신뢰가 함께 했던 시절을 간직하고 그들의 그룹에 대한 헌신에 무한한 존경을 보낸다"고 밝혔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