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보험금, ‘암 사망률’ 줄인다
암 진단 보험금이 암 사망률을 줄인다는 통계가 나왔다.

10월 30일 한화생명의 빅데이터 전문가 그룹인 데이터랩(DataLAB)이 암 보험금 수령 고객의 5년 이내 사망률(2008~2022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고객의 암 사망률은 34.4%인 반면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원 이상 보유한 고객의 암 사망률은 15.7%였다. 사망률이 절반 이상 떨어진 것이다.

한화생명 측은 암 진단보험금이 많을수록 암 사망률이 낮아지는 이유에 대해 암이라는 갑작스러운 질병 앞에 목돈의 보험금은 더 좋은 의료기술과 더 많은 의료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5년간 암 보험금을 수령한 고객 중 암 진단보험금을 많이 보유할수록 암 치료 도중 기존 병원 대비 상급병원으로 병원을 변경하는 ‘전원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암 진단보험금이 없는 고객의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율은 24% 정도였으나 5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은 44%로 나타났다.

즉 치료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수록 더 적극적으로 상급병원에서 치료받는 경향이 크다고 한화생명 측은 전했다.

상급병원으로 전원 후 사망률 역시 암 진단보험금을 충분히 보유할수록 유의하게 낮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암 진단보험금을 1000만원 미만으로 보유한 경우에는 암 발생 후 약 671만원의 의료비(실손보험금 청구액)가 발생한 반면 암 진단보험금을 5000만원 이상 보유한 경우에는 약 1052만원으로 1.5배가량 많은 의료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 진단보험금을 충분히 보유한 고객이 더 많은 의료비를 지출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암 진단보험금이 암 환자의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상승시킬 수 있는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암 보험을 충분히 보유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화생명 전체 고객 약 614만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보험금 보유현황을 살펴본 결과 약 85%에 이르는 고객은 암 진단보험금이 5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1억원 이상의 충분한 보험금을 보유한 고객은 전체 고객의 2.6%에 불과했다.

한화생명 데이터랩 전경원 팀장은 “암 발생을 막을 방법을 찾기는 힘들지만, 암보험을 통해 사망률을 낮추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을 빅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며 “보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를 감안할 때 암 진단보험금 5000만원 정도가 암 생존율을 상승시킬 수 있는 적정 수준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또한 “암보험을 가입할 계획이면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젊은 나이에 가입한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예컨대 한화생명이 판매 중인 암보험의 경우 40세에 5000만원의 암 진단보험금을 마련하려면 월 보험료가 2만원대지만, 30세에 가입하면 월 1만원대면 가능하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