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평가]
추가분담금 결정하는 종전자산평가, 어떻게 해야 잘 받을까[박효정의 똑똑한 감정 평가]
노후하고 열악한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 아파트를 짓는 재건축·가로주택정비사업·지역주택조합사업·재개발사업·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을 헌 집을 내놓고 새집을 받는 것에 비유한다면, 이 사업들에서 이뤄지는 종전자산평가는 헌 집값이 얼마인지 책정하는 것이다.

종전자산평가는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하든, 현금청산을 받든 그 재산가치에 따라 조합원의 추가분담금이나 보상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재산에 손실이 없기 위해선 손해 없는 평가를 받는 것이 관건이다.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할 경우 종전자산평가는 추가분담금과 직결된다. 새집 값 120원, 헌 집값 100원이고, 편의상 비례율을 100%로 가정하는 경우 조합원은 헌 집에다 20원을 더 내면 새집을 받을 수 있다. 이때 헌 집에 추가로 현금을 내는 20원을 추가분담금이라고 한다.

만약 헌 집값이 120원이라면 추가분담금은 없어지고, 130원이라면 오히려 새집을 받고 환급도 나온다. 헌 집 종전자산평가를 잘 받고 싶은 이유다.

헌 집값을 현금으로 받고 조합원의 지위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종전자산평가액으로 현금청산액이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간혹 있는데, 현금청산을 위한 감정평가가 별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는 맞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현업에서 보니 종전자산평가액으로 결정된다는 부분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기는 하다. 왜냐하면 이미 똑같은 부동산에 대한 평가전례(종전자산평가)가 100원이라고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연 그 다음번 평가는 얼마가 나올 수 있을까.

지역과 사업마다 다르겠지만 통상 시장에서는 10% 오차범위 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현금청산을 앞둔 경우라도 일단 종전자산평가 결과가 내 부동산의 현황에 맞게 잘 나오는 것이 유리하다.

부동산은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나 매우 큰 자산이다. 개인 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중한 재산이다. 따라서 튼튼한 돌다리로 보여도 수차례 두들겨보고 건널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이뤄지는 최초의 감정평가인 종전자산평가는 상당한 위력을 갖고 있다. 한번 나온 평가액으로 많은 것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하든, 현금청산을 하든 종전자산평가를 잘 받으면 좋다. 따라서 종전자산평가가 이루어지기 전에 적극적인 의견제출을 하는 것을 권유한다.

수십·수백 때로는 수천 개의 종전자산평가 시에 일일이 가가호호 모든 부동산 소유자와 일정을 맞추어 방문하고, 제출되지 않은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부동산 개별 특성이 두드러지는 경우, 이를테면 구분건물의 경우 대지지분이 특별히 넓거나 단지 내 다른 부동산에 비해 대지지분비율이 높다든지 혹은 외관상으로는 다른 부동산과 거의 비슷한데 내부는 전격 리모델링을 진행한 경우 등은 소유자가 스스로 감정평가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기 때문이다.

토지 감정평가 역시 위치·형상·주위환경·이용상황에 맞추어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부동산의 특성이 해석돼 종전자산평가가 잘 나오면 좋을 것이다. 따라서 초점을 잘 맞춘 의견을 제출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리 개별적인 감정평가를 통해 나의 부동산의 현황과 가치에 대해 면밀한 파악을 거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혹시 분쟁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내 부동산만을 꼼꼼히 분석하고 면밀히 따진 감정평가를 받기 위한 수요가 많은 편이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