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유니클로 매장 모습/김범준기자
서울 시내의 한 유니클로 매장 모습/김범준기자
유니클로가 ‘노재팬’ 불매운동 여파를 극복하고 빠른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2월 매출은 같은 기간 8036억원을 기록하면서 탑텐 매출 7800억원을 뛰어넘고 SPA 브랜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유니클로의 2021년 회계연도(2020년9월1일~2021년8월31일) 매출은 5824억원까지 떨어졌지만, 2022년 7042억원으로 약 21% 증가했다. 또 적자를 기록한 2020년 다음해 바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영업이익 529억원, 2022년 1147억원을 달성했다.

불매운동 당시 축소했던 매장도 회복된 수요에 발맞춰 다시 늘려가고 있다. 현재 전국에 128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추가로 올해 안에 여주와 파주·성남·대구·세종 등 5곳에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실적 반등에는 반일 감정이 사그라진 사회 분위기와 더불어 주 소비층인 젊은 층을 공격적으로 공략한 운영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유니클로는 빠르게 변하는 고객 니즈를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젊은 세대 점장 및 매니저를 앞세워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 신규 임명된 신입 점장의 평균 나이는 28.6세다. 현재 128개 전체 매장의 점장 평균 나이도 9월 기준 33.3세로 30대 중반을 넘지 않으며, 20대 비율은 13.4%에 달한다.

젊은 인재 유치를 위해 각종 성과 및 혜택을 내세웠다. 신입사원에게 상여금 포함 약 5,000만원 연봉에 연말 인센티브도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패션·유통 업계 경력이 없고 관련 전공자가 아니어도 UMC(유니클로 경영 후보자 교육 프로그램)를 통해 점장이나 지역관리자 등으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의류업계 경력이 없는 신입사원이 입사 1~3년 만에 점장으로 승진한 사례가 다수다.

또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 브랜드와 꾸준히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우스(KAWS)와 같은 유명 아티스트나 화이트마운티어링(White Mountaineering) 마르니(MARNI) 등 명품 브랜드와의 콜라보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젊은 소비자 어필에 노력하고 있다.

2020년에는 글로벌 브랜드 질샌더와 협업을 진행했는데, 불매운동 움직임이 거센 시기임에도 매장 앞에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는 풍경이 연출됐다. 협업의 효과를 확인한 유니클로는 그 이후로도 매년 파급력 큰 브랜드와 손잡고 협업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 100~300만원대 높은 가격으로 형성 되어있는 명품 브랜드를 10만원 내외 협업상품으로 구매할 수 있어 협업마다 젊은 층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