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가 공매도 상환기간 90~120일 통일, 무차입공매도 적발시스템 가동, 시장조성자 퇴출 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 공매도 금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공매도는 허용하기로 했다. 2023.11.6
hwayoung7@yna.co.kr/2023-11-06 14:47:46/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가 공매도 상환기간 90~120일 통일, 무차입공매도 적발시스템 가동, 시장조성자 퇴출 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 공매도 금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공매도는 허용하기로 했다. 2023.11.6 hwayoung7@yna.co.kr/2023-11-06 14:47:46/
금융당국이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를 발표한 후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올해 초부터 에코프로를 비롯한 2차전지 종목들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전면 금지 요구가 커지면서 당국이 ‘공매도 전쟁’을 선포했지만 전면 금지는 초강수 카드다.

당초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에 다소 회의적이었다. 주가를 떨어뜨린다는 근거도 희박하고 과거 경험상 공매도 금지가 큰 효과도 없었기 때문이다.

공매도 금지 카드는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 위기 등 증시 급락세가 당장 시장에 조치를 취해야 할 정도로 가파른 수준에 등장하는 비장의 무기다. 경제위기도 아닌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인 조치에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계산기를 두드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짙어진다.

공매도는 정말 사라져야 할 악의 축일까. 그렇다면 지금까지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인가. 공매도를 둘러싼 주요 쟁점을 살폈다.
시장 조절 카드라더니…‘계륵’ 된 공매도를 어쩌나
-공매도 전쟁은 왜 발발했나. “공매도를 박살 내자.”

올해 초 주가가 폭등한 에코프로그룹주에서는 개인 투자자와 공매도 세력 간 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상황이 펼쳐졌다. 종목토론방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들은 올초 에코프로그룹주를 필두로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하고 공매도 물량이 쌓여가는 과정에서 일부 애널리스트와 운용사들이 담합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고 2차전지 관련주에 숏(매도)을 치고 있다는 민원을 다수 제기했다.

금융감독원도 5월 에코프로에 대해 처음으로 매도 의견을 낸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불러 조사에 나섰다. 매도 리포트가 공매도 세력과 연관은 없는지 들여다본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 측은 작성 절차가 정당했다며 공매도 연관 의혹을 일축했다. 증권가에선 “매도 리포트를 낸 애널리스트가 금감원에 불려가는 모습을 모든 여의도 사람이 봤다. 그 누가 매도 리포트를 낼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을 정도로 상황은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개인의 공매도 혐오는 유구한 역사다. 올초의 에코프로 사태 이전에는 셀트리온이 있었다. 셀트리온은 코스닥을 떠나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했는데, 공매도 세력의 공격을 회피하기 위한 이유가 컸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임시주주총회 소집 동의서를 받아 임시주총을 열고 이전 상장을 추진한 것이다.

공매도 투자자는 약세장(베어마켓)에 베팅해 돈을 번다. 이 때문에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더 가속화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들은 공매도가 주가 폭락의 주범이며 개미를 잡는 사악한 투자이기에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초래한다?공매도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국내외 수많은 논문들이 있지만 현재까지 이론적이나 실증적으로 타당성이 검증된 것은 없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 금융선진국에서는 코로나19 위기로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도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유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2020년 3월 당시 영국의 금융감독국(FCA)은 “공매도가 최근의 주가 하락을 야기한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공매도는 유동성 제공의 중요한 토대이며, 공매도 금지 전 공매도의 순기능 저해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제이 클레이턴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공매도는 일반 거래를 촉진하므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로 공매도를 금지했던 국가의 공매도 금지 기간, 재개 이후 주가상승률을 금지하지 않은 국가와 비교해 보니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공매도를 제한할 경우 일시적인 가격 하락은 막을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주가에 거품이 끼게 되고 이후 하락폭이 더 크다는 분석도 제시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8개월간,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는 3개월간 국내에서 공매도가 금지됐다. 그런데 공매도가 금지된 2008년 10월 1일부터 약 한 달간 코스피는 34.8%, 코스닥은 37.3% 폭락했다.

정부에 의한 공매도 전면 금지는 그만큼 불황이라는 신호가 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고 시장을 떠나려들 것이고 이것이 오히려 주가 하락을 더 부추길 수도 있는 것이다. -공매도 투자자, 과도한 이익을 보고 있다?“공매도 투자자가 시장에서 과도한 이익을 보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개인 투자자의 몫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기법이다. 주로 외국인과 기관이 이용하기에 개인 투자자의 손실을 키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06년 개봉한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에선 공매도 투자자가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를 폭파해 주가를 떨어뜨리는 악당으로 등장한다. 공매도에 대한 일부 대중의 시선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에서도 공매도 악당은 손실을 입는다.

현실에서도 주가가 하락한다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상승한다면 공매도 투자자도 손해를 볼 수 있다. 오히려 손실이 투자원금으로 제한되는 일반적인 매수보다 위험이 더 큰 투자방식이다. 주식을 매수한 이후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0원 아래로 내려갈 수 없는 반면, 공매도 이후 주가는 무한대로 상승할 수 있어 공매도 투자자의 손실도 무한대가 될 수 있다.

2020년 대표적인 급등주였던 테슬라가 단적인 사례다. 당시 테슬라 공매도 투자자들의 전년도 손실은 401억 달러(약 44조원)에 달했으며, 애플의 공매도 투자자 손실은 67억 달러(약 7조4000억원), 아마존의 공매도 투자자 손실도 58억 달러(약 6조4000억원)에 달했다.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도 공매도 투자기법이 위험하다고 보는 인물이다. 그는 2001년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공매도는 사뭇 유혹적이지만 파산할 수도 있는 일”이라며 “많은 사람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예컨대 비극으로 끝난 전설의 공매도 투자자 제시 리버모어의 일생이다. 리버모어는 공매도 투자로 큰돈을 벌었지만, 반대로 또 큰 손실을 입어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버핏 회장은 “끝까지 버틴다면 결국 공매도는 성과를 내게 될 것이나 이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큰 규모로 공매도를 할 경우 발생하는 엄청난 손실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며 공매도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공매도는 ‘공공의 적’이다?공매도가 ‘악의 축’이라면 왜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공매도를 허용할까.

공매도 투자자들은 주가가 실제 기업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오른 종목을 찾아내 공매도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불법 행위를 찾아내거나 주가조작을 견제하는 등 ‘순기능’도 있다.

‘중국판 스타벅스’를 꿈꾸던 루이싱커피의 회계 장부 조작 의혹을 대대적으로 들춰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되는 단초를 제공한 머디워터스리서치는 유명한 공매도 투자세력이다. 미국 에너지 기업 엔론의 회계 부정이 밝혀진 것도, 2020년 전기차업체 니콜라의 수소트럭이 사실 운전한 게 아니라 굴러 내려갔다는 사실도 공매도 투자자에 의해 밝혀졌다.

최근에는 전기차업체 니콜라를 무너뜨린 헤지펀드가 아시아 최대 재벌인 인도 아다니그룹을 정조준해 화제가 됐다. 행동주의 공매도 업체인 힌덴버그 리서치는 아다니그룹이 ‘기업 역사상 가장 큰 사기’를 저질렀다며 주가조작 및 회계 부정, 사기를 일삼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아다니 일가가 카리브해, 모리셔스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를 세우고 횡령과 돈세탁, 탈세를 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들은 아다니그룹의 기업 가치가 엄청나게 과대평가됐다면서 공매도를 걸었다.

아다니 측은 413쪽짜리 해명 자료를 내고 공매도 차익을 노린 ‘사기성 저격’이라고 역공했지만 시장은 공매도 행동주의의 편이었다. 공매도 세력 공격에 고탐 아다니 회장의 재산은 1년 새 140억 달러(약 19조원) 급감했다. 한때 세계 부호 3위에 올랐던 그는 세계 부호 순위 20위 밖으로 밀렸고, 인도 최고 부호 자리도 뺏겼다.

학자들은 과대평가된 주식에 대해 이루어진 공매도가 적정주가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공매도의 ‘가격 발견’ 기능이라고 부른다.

물론 공매도가 가격 조작이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 이익 추구에 악용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멀쩡한 주식에 불법적으로 고의적으로 이루어진 공매도는 주가의 적정 가치를 훼손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게 맞다.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면이번 금지는 일시적이다. 내년 6월까지다. 금융당국은 내년 상반기 이후 시장 동향을 고려해 재개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면 어떨까. 시장은 순조롭게 작동될까.

학계에서는 공매도를 금지하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다고 보고 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제한되면서, 시장에는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 믿는 낙관적 투자자들만 남게 되고 당연히 주가에 버블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는 논지다.

이를 처음 주장한 이는 1977년 공매도 규제로 인한 주가의 비효율성을 이론적으로 제시한 에드워드 밀러 교수다. 이후로도 시카고대의 다이아몬드와 베케레키아 교수, 캔자스대의 악바스 교수 등이 공매도 규제가 버블을 만드는 실증연구를 제시했다. 이관휘 서울대 교수는 '이것이 공매도다' 라는 책에서 “버블이 나중에 한꺼번에 터지는 것보다는 당장의 손실이 뼈아프더라도 그 이전에 공매도를 통해 주가 조정이 이루어지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며 “공매도가 규제되는 경우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공매도의 순기능이 제약될 것”이라고 썼다.

일부에선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시장을 외면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한다. 공매도 규제가 자본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경우 투자자들이 자본시장을 외면하게 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11월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는 실수(mistake)”라며 “이런 바보같은 짓(foolish things)을 계속하기 때문에 한국은 메이저 국제 금융 중심지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린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 “통일이 된다면 세계 1위 투자처가 될 것”이라며 관심을 보여온 투자 거인이다.

미국 엑솜자산운용의 강원모 애널리스트는 11월 6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특정 종목의 주가가 과열됐다는 것을 표현할 방법(공매도)이 없어짐에 따라 (한국의) 주식시장은 세계 무대에서 장기적인 신뢰성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리서치 업체인 스마트카르마홀딩스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프레이타스도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에 거품이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공매도에는 일부 종목의 과열 현상을 완화해 ‘적정 주가’를 찾아주는 순기능이 있는데, 이런 역할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번 공매도 금지가 한국 증시의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로이터통신는 “시장참여자 등이 공매도 규제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하는 데 제거해야 할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고 전했다. -공매도 투자, 기울어진 사다리다?
국민의힘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금융당국, 금융업계와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공매도 제도 개선책을 논의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국민의힘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금융당국, 금융업계와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공매도 제도 개선책을 논의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제도가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금지론이 아닌 공정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개인이 공매도를 할 때 겪는 제약이 기관, 외국인보다 많다는 입장이다.

현재 개인이 공매도하려면 증권사로부터 최대 90일 동안만 주식을 빌릴 수 있고, 빌릴 때 담보 비율도 140%로 높다. 반면 외국인·기관은 대차 기한이 없고 담보 비율도 105%로 낮다. 개인 투자자들의 요구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맞춰달라는 것이다.

정부는 공매도 관련 불공정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에 전향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개인과 기관 간 대주 상환기간, 담보비율 등의 차이로 인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비판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금융당국은 기관이 주식을 빌리는 '대차'와 개인이 빌리는 '대주'의 주식 차입 상환기간을 똑같이 '90일+α'로 통일하고, 담보 비율도 105%로 통일한다는 방향을 발표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해달라는 개인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울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조건 통일 외에도 기관들의 상환 기간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공매도 상환 기간도 90일로 일원화되지만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자금 여력을 확보한 기관·외국인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개인은 외국인이 공매도 포지션을 장기간 유지하며 주가가 떨어질 때까지 소위 '버티기'를 함으로써 주가에 하방 압력을 주고, 이 과정에서 '시세조종'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관련해 금감원은 90일 이상 장기 대차 중인 기관에 대해 불법 공매도 또는 불공정거래와 연루되진 않았는지 중점 감시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쉬운 문제는 아니다. 신용도나 자금 여력에 따라 개인과 기관·외국인 투자자를 차등 대우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의 논리다. 개인 공매도가 어려운 이유는 우선 개인의 신용도나 상환 능력이 기관보다 열등해 주식을 빌리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관휘 교수는 저서 ‘이것이 공매도다’에서 “개인에게 공매도의 기회를 확대해도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확대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라며 “개인 공매도의 큰 문턱으로 작용하는 개인 투자자의 낮은 신용도는 제도적인 장치를 유리하게 조성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일회성 이벤트란 비판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매도란

空賣渡. 말 그대로 ‘없는 걸 판다’란 뜻이다.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없는 주식이나 채권을 판 후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주식이나 채권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 약세장이 예상되는 경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활용하는 방식이다. 영어로는 숏커버링이라 부르며 짧게 ‘숏’이라고 부른다.

가령 A 기업의 주가가 현재 1만원이고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가정한다. 이때 A 주식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일단 1만원에 공매도 주문을 낸다. 그리고 실제 주가가 9000원으로 하락한다면 이때 매수해 1000원의 차익을 볼 수 있다. 주식은 주당 9000원에 산 것으로 건네주면 된다.

주식을 싼 가격에 사서 비싸게 팔아야 차익을 남길 수 있듯이 공매도는 주식을 비싸게 팔아놓고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시세차익을 얻는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보이지만, 만약 공매도 후 주가가 상승한다면 손해를 보는 투자방법이기도 하다.

공매도는 특정 주식이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상승할 때 매도 주문을 증가시켜 주가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쉽게 말해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때문에 ‘계륵’ 취급을 받기도 한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