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기술 빼돌린 전 임원 보석 허가
솜방망이 처벌 논란

“中 ‘기술유출’로 삼성에 수천억 피해”...전 임원 5000만원에 풀려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중국에 빼돌린 혐의로 수감 중이던 삼성전자 전 상무 최모 씨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국가 핵심 전략 기술의 해외 유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스파이 등 범법자들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진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단독(이지연 판사)은 지난 10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씨의 보석 신청을 인용했다. 보석 보증금은 5000만원이다.

최 씨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공장 BED와 공정 배치도, 공장 설계도면 등을 부정 취득 및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최 씨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에 근무하며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삼성전자 출신 직원들과 공모해 중국에 공정 기술을 넘기고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그대로 본뜬 공장을 지으려 한 혐의를 받았다.

이를 위해 2015년부터 싱가포르에 반도체 제조업체 및 합작법인을 짓고 국내 반도체 핵심 인력 200여 명을 영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줄곧 부인했다.

한편 최 씨의 기술유출로 인한 삼성전자의 피해액은 수천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업에 큰 피해를 끼친 기술유출 피의자에 대한 처벌이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