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Kidult)는 아이들을 뜻하는 ‘키즈(Kid)’와 어른을 뜻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어린 감성을 추구하는 어른들을 뜻한다. 과거에는 미성숙함을 간직한 비주류 문화를 뜻했으나, 귀여운 감성에 재미까지 추구하는 펀슈머 트렌드가 결합하면서 전 세계 대중 문화로 거듭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산업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약 5000억 원 규모의 국내 키덜트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2021년 1조 6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고, 향후 11조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패션 업계도 큰손으로 떠오른 키덜트 잡기에 나섰다. 특히 애니메이션부터 웹툰, 캐릭터, OTT 등 다양한 분야와의 콜라보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도 키덜트를 겨냥한 상품을 출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스치프(MSCHF)의 ‘아톰슈즈’가 대표적이다. 미스치프는 지난 2월 ‘빅 풋 레드 부츠’를 출시했는데, 디자인이 애니메이션 <우주소년 아톰>이 신은 부츠와 유사해 ‘아톰슈즈’라는 별명이 붙었다. 특히 해외 인플루언서들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유명 아이돌이 착용한 사진들이 공개되며 품절 대란까지 일어났다. 350달러에 출시된 해당 상품은 빠르게 품절됐으며, 중고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영국 명품브랜드 JW앤더슨에서는 지난 22년 TV만화 <달려라 하니> 협업 컬렉션을 선보였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 등 애니메이션 협업을 진행해온 JW앤더슨이 90년대 국내 애니메이션과 손을 맞잡았는데, 블랙핑크 제니 등 아이돌이 착용한 사진이 온라인상에 공개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이랜드 스파오의 콜라보 사례가 대표적이다. 스파오는 최근 3년간 협업 상품으로만 누적 매출 1000억을 돌파했고, 소진율 90%를 기록하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콜라보 파자마가 연간 누적 100만 장을 판매하며, 스파오 최초 밀리언셀러 제품으로 거듭났다.
22년 5월 스파오가 출시한 포켓몬스터 협업 컬렉션 중 ‘뮤츠’ 한정판 티셔츠는 스파오닷컴 출시 1분 만에 완판되었고, 컬렉션 전 상품 5종이 당일 품절됐다. 이후에도 최고심 작가와 손잡고 만든 이모티콘 콜라보 컬렉션은 출시 5분만에 전량 완판, 올해 출시한 산리오 캐릭터즈 패밀리 파자마는 누적 100억 매출을 돌파했다. 23년 출시한 담곰이 컬렉션은 콜라보 반팔티셔츠 제품의 10만 장 리오더 및 연간 30억 매출로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스파오는 성공 사례에 힘입어 국내 아티스트, 캐릭터와 상생의 콜라보에 더 힘을 주고 있다.
포켓몬, 짱구, 해리포터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에 집중했던 초기 모델에서 펭수, 쿵야레스토랑즈, 데못죽, 다크문 등 국내 브랜드와의 협업으로도 확장했다. 지난 9월 오리지널 캐릭터 IP를 담아 출시한 ‘다크 문’ 컬렉션은 오픈런과 함께 스파오 홍대AK점 역대 일매출 기네스를 달성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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