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리콜 사태 때 소방수로 등판
배터리사업 궤도 올려놓은 전문경영인
LG그룹 정기 임원 인사 임박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그룹의 연말 임원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그룹 2인자로 꼽히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설이 나오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22일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2024년 정기 임원 인사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주요 LG그룹 계열사의 이사회 날짜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 22일,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가 23일, LG전자는 24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끄는 권 부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권 부회장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권 부회장이 이미 지난주 사의를 표명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권 부회장의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로 최근 '포스코 차기 회장 부임설'이 돌기도 했다. 다만 그는 11월 1일 제3회 배터리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포스코 회장 부임설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강하게 일축한 바 있다.

1957년생인 권 부회장은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직접 발탁한 부회장급 전문경영인으로 유일하게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다.

1979년 LG전자에 입사해 45년간 LG그룹에 몸담으면서 전자·디스플레이·화학·통신 등 LG의 주력 사업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LG맨’이다. 최고재무책임가(CFO) 출신으로 재무적 역량과 사업적 감각을 모두 갖춘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2018년 6월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 출범에 따라 지주회사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돼 전자·화학·통신 분야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구 회장을 보좌해왔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았던 권 부회장은 약 6년 만인 2021년 11월 LG에너지솔루션의 새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제너럴모터스(GM) 리콜 결정 등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인한 품질 문제가 발생하자 소방수로 등판해 배터리사업의 안정화와 성장에 기여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LG그룹의 핵심 사업인 배터리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도 이끌었다. 지난 2월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에 공식 취임하며 한국의 배터리 산업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권 부회장 후임으로는 2022년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등이 거론된다.

LG그룹의 3인 부회장 체제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현재 LG그룹은 권 부회장을 비롯해 권봉석 (주)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3인의 부회장이 있다.

권봉석·신학철 부회장은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등이 새로운 부회장 승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