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
"개X신 문화가 어딨냐" 욕설 파문 일자 해명 및 폭로 나서
김 총괄이 지난 22일 열린 임직원 회의에서 “이런 개X신 같은 문화가 어딨냐”는 욕설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명 및 폭로에 나선 것이다.
김 총괄은 소문만 무성했던 ‘카카오 카르텔’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제주 본사의 유휴 부지 개발, ‘데이터센터(IDC) 안산’, ‘서울 아레나’ 사업에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시했고 법인 골프회원권 운영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네이버 공동 창업자인 김 총괄은 두 달 전 카카오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CA협의체에 합류해 계열사 경영진 인사와 사내 결재 체계 등을 개편하는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 총괄은 카카오에 합류하게 된 계기부터 22일 회의에서 욕설을 경위 등을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세히 풀었다.
제주 본사의 유휴 부지 개발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22일 회의에서 ‘지역 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를 짓기 위해 카카오스페이스 직원인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하청) 업체가 있다면서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김 총괄은 회의에서 욕설을 하게 된 경위도 밝혔다. 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해당 업무의 외주 업체를 선정했다는 사실에 “분노가 폭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700억∼800억 원 규모의 공사 업체를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주장하는데, 모두 가만히 있는가. 이런 개X신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무책임하고 방만한 경영도 지적했다. 김 총괄은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되는 관리부서 실장급이 더 경력이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보다 2.5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가지고 있었다”며 “모든 공동체의 골프회원권 현황을 보고하라는데 계속 미적댔다”고 전했다.
김 총괄의 폭로는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그는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법인 골프 회원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김 총괄은 “첫 출근 날 김범수 창업자가 법인 골프 회원권을 조사해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총괄은 “조사해 보니 100여 명의 대표이사들은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 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며 “한 달에 12번”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골프 회원권을 75% 정도 통째로 매각하겠다”고 보고하고 김 창업자로부터 ‘비상경영회의 때 PT(프레젠테이션) 발표도 하고 정식 결재를 올려달라’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달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에 준공한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과 2025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들어설 예정인 K팝 공연장·극장 등의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인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에 대한 비리 제보를 접수하고 회사 차원에서 사실관계 파악과 내부 감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제보는 카카오가 투명하게 공개 입찰 방식을 거치지 않고 특정 업체와 수의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모 대기업 계열의 건설사에 공사건을 몰아줬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 유니언’은 29일 경영진에 개선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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