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월 6일 한국은행-세계은행(WB) 서울 포럼을 계기로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과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월 6일 한국은행-세계은행(WB) 서울 포럼을 계기로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과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금통위는 회의 의결문에서 동결 결정의 배경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큰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 2·4·5·7·8·10월에 이어 7연속 동결이다. 한은이 7연속 동결을 결정한 것은 성장 부진 속에 가계부채 등 금융 불균형만 계속 커지는 '딜레마'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의 경우 기존 1.4%를 유지했지만, 내년 성장률을 2.2%에서 2.1%로 낮춰 잡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저희가 미국보다는 2%로 빨리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이에 따른 향후 긴축 기조와 관련, "현실적으로 6개월보다 더 될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오래 긴축 기조를 가져가겠다는 뜻"이라며 "통화정책방향에서 '상당 기간' 등 오해가 있을 수 있는 표현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이 첫 번째 목표"라며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올렸지만, 기준금리를 올릴지 현 수준을 오래 가져갈지는 여러 요인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