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적 고객가치 통한 글로벌 리더 이미지 브랜딩 홈런 기대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LG트윈스가 29년 만에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거머쥐는 쾌거를 이룬 뉴스를 보는 순간 필자는 개인 이미지 관리(PI : Presidential Identity) 분석가로서 그동안 쉽게 보지 못했던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반전 이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2023년 한국시리즈 관람 중 열심히 응원하면서도 신중한 포커페이스를 보였던 구 회장은 간절히 기다리던 우승이 확정된 순간에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한 웃음을 감추지 못하며 기뻐했다.
그라운드에서 시리즈 MVP와 포옹 후 관중의 환호를 유도하는 제스처와 “너무나 감격스럽습니다. 세계 최고의 무적 LG팬 여러분!”이라고 포문을 연 에너지 넘치는 우승 축하멘트는 그동안 대중이 잘 몰랐던 구 회장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고 분석된다.
구단주로서 ‘지속가능한 강팀 LG트윈스’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진 구 회장은 성과주의를 원칙으로 젊은 인재를 과감히 전진 배치하며 취임 이후 적자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공지능(AI)·로봇·전장·전기차 배터리 등의 분야에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하면서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실용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LG그룹의 경영 전반에 혁신을 이끌면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를 강조하는 구 회장을 이미지브랜딩 차원에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Appearance
패션도 본질에 충실·선택과 집중…심플 이미지 포지셔닝
구 회장의 튀지 않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절제된 스타일은 제품의 본질적인 목적과 직관적인 사용성을 중시하는 LG그룹의 철학을 보여준다.
총수의 이미지는 기업 정책을 전달하고 표현하는 함축적 경영 메시지로 이미지 변화는 기업의 전략적인 방향 전환을 가장 먼저 알린다는 측면에서 작은 크기의 견본 이미지를 뜻하는 ‘섬네일’과 같기 때문이다.
2023년 신년사 영상에서 정갈하게 정리한 헤어스타일과 깔끔한 패션을 통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출신답게 본질에 충실하되 군더더기를 최소화하는 선택과 집중의 심플함이 엿보였다.
AI 등을 LG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계획에 따라 구 회장의 외적이미지 또한 혁신에 어울리는 PI 전략을 수반한다고 분석되는 가운데 블랙 터틀넥에 청바지 하면 스티브 잡스가 떠오르듯이 네이비 재킷에 그레이 슬랙스 하면 구 회장이 떠오를 만큼 시그니처 스타일로 정착되고 있다.
글로벌 리더와의 만남이나 사장단 워크숍은 물론 신년사 영상을 비롯한 다양한 자리에서 아웃포켓 디자인인 네이비 컬러 재킷에 라이트 그레이 슬랙스를 착용하고 화이트 드레스셔츠나 카라 티셔츠를 유연하게 매치하되 레귤러 칼라보다 각도가 넓은 와이드 스프레드 스타일의 드레스셔츠 착용으로 그룹 총수로서의 무게감과 품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TPO 고려, 유연한 실용주의 스타일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LG 가을야구의 상징인 유광점퍼를 입어 눈길을 끌었던 구 회장은 2021년 반바지도 허용한다는 ‘완전 자율복장제’를 선언한 바 있다. 구 회장 역시 가벼운 옷차림으로 근무하며 유연하고 스마트하게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실용주의 철학이 직원들에게도 긍정적인 공감대를 이뤘고 구성원들의 체감은 조직 문화에도 생기를 불어넣으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된다. 시간·장소·상황(TPO)을 고려하되 노벨트 바지와 노타이 룩으로 심플함과 편안함을 주고 의상이나 슈즈, 벨트 등의 아이템에서 특정 브랜드 로고가 표시되지 않도록 신경 쓰는 특징이 있다.
그동안 “디자인은 고객 경험과 감동을 완성하는 모든 과정”이라면서 편리함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제품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만큼 이미지 포지셔닝 방향도 일치한다고 분석된다.
Behavior
LG그룹이 지향하는 목표를 닮은 태도·분위기
구 회장은 올해 1월 다보스포럼이 열린 스위스 방문을 시작으로 7월에는 4대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폴란드를 방문하는 등 국내를 넘어서 글로벌하게 행동반경을 넓혔다.
LG그룹이 지향하는 ‘고객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처럼 구 회장의 태도는 전반적으로 겸손하고 단정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역동성을 장착한다. 공식행사에서 당당한 자세로 언론 노출 시 눈의 표정을 이완시키면서 조금 더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면 신뢰도와 호감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시리즈를 3번 직관한 구 회장은 LG트윈스 선수들이 소개되거나 경기를 할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와 파도타기 응원을 함께하면서 긍정에너지를 전했다. 우승이 확정되면서 우승기념 티셔츠로 갈아입고 LG트윈스 감독과 MVP 선수와 포옹 후 선수들에게 정중하게 인사하고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신년사를 쉽고 빠르게 해달라는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신년사 동영상에 MZ세대 직원이 직접 참여한 것을 통해서 내부고객 가치의 소중함을 인지하고 구성원의 말에 귀와 마음을 여는 태도가 전해진다고 분석된다. Communication
고객가치창출 위한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저의 고객은 여러분”
취임 후 임직원들에게 회장이 아닌 대표이사로 불러달라고 당부한 일은 구 회장의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는 상징적인 사례다.
LG전자의 AS를 담당하는 케어서비스 매니저들과 만난 현장에서 매니저들이 실제 사용하는 가방과 장비를 직접 들어보고 무게가 얼마나 나가는지 등을 물으며 “여러분들이 힘들고 불편하면 고객도 행복해질 수 없다”고 한 대목에서도 직원에 대한 구 회장의 배려와 지지하는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업무 추진 시 촘촘한 고민과 검토를 거치고 회의에서 심도 있고 예리한 질문으로 실무자들을 가끔 긴장하게 만들 때도 있다고 전해진다. 성량이 풍부하고 발성과 호흡이 좋아 메시지 전달력이 높고 리더로서 신중해 보이는 장점이 있는 반면 지나치게 조심스럽다는 평을 듣는 구 회장의 화법은 조금씩 강단 있게 변화하고 있다.
AI 연구 특화 도시인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했던 구 회장은 “AI는 앞으로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고, 이를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따라 사업 구도에 커다란 파급력을 미칠 미래 게임체인저”라고 강조하며 LG AI 연구원을 설립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신년사에선 전 세계 모든 LG인 한 사람, 한 사람이 LG의 주인공이라고 강조하며 “저의 고객은 LG의 이름으로 고객감동을 만들어 가는 여러분”이라고 한 구 회장의 철학과 신념이 LG그룹을 움직이는 게임체인저일지도 모르겠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인화 경영’을 중요시해온 LG그룹이 이례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가운데 구 회장은 실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핵심인력을 전진배치하며 공격적인 경영 행보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선대의 정도 경영을 계승하면서도 구 회장 스스로의 신념이 담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교체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예측 불가능한 세계의 경제 흐름 속에서 2018년 6월 취임 이후 차별적 고객가치를 강조해 온 구 회장이 총수로서 어떤 결의 혁신 리더십으로 홈런경영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구 회장이 한국시리즈 우승 축하멘트 마무리로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돈다. “무적 LG 파이팅!”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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