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로보틱스의 사족보행 로봇  '비전60'. 사진=고스트로보틱스 제공
고스트로보틱스의 사족보행 로봇 '비전60'. 사진=고스트로보틱스 제공
LIG넥스원이 로봇개를 제작한 미국 로봇 업체인 고스트로보틱스 인수 추진에 나섰다.

LIG넥스원은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3150억원(2억4000만 달러)에 취득할 예정이라고 지난 8일 공시했다.

LIG넥스원은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인수를 위해 미국에 세운 특수목적법인인 LNGR(가칭)에 1877억원을 출자한다. 나머지 인수 대금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가 설립하는 사모펀드 등을 통해 조달한다.

LIG넥스원은 "미국 로봇 개발 회사인 고스트로보틱스의 지분 60%를 인수해 미래 성장 플랫폼을 확보하고 미국 방산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고 이번 인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2015년 설립된 고스트로보틱스는 용산공원에서 대통령 집무실 경호용으로 쓰인 로봇개 '비전60'을 제작한 곳이다. 이 회사는 사족보행 로봇 연구 및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스트 미니토르'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해왔다.

핵심 로봇인 비전60은 무게 51kg, 최대속도 초속 3m, 최대 운용거리 10km, 최장 운용시간 3시간이며, 최대 탑재중량은 10kg이다.

고스트로보틱스의 연 매출은 3000만~4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비전60은 군용으로 특화 개발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과 영국군에서 감시, 정찰, 수색 등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 추진 발표는 방산사업 확장의 미래를 보여주는 단면이라 판단한다"며 "군의 현대화, 첨단화는 무인화, 디지털화, 자동화를 바탕으로 이뤄지며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 방산 기업 중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다는 점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고스트로보틱스가 개발한 비전60에 대한 국내 판권을 소유, 미국 본사의 원천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에서 제품 일부를 양산하고 있는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GRT) 관련 불확실성은 향후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 대상에 대한 재무정보나 전망 부재로 인수금액이 정당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국내에서 이미 V60을 판매중인 업체와의 향후 관계 등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상존하기 때문에 이번 인수로 인한 과도한 주가 상승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