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부문 올해의 CEO

[2023 올해의 CEO]
1970년생, 한국외대 경영학과. 1994년 롯데칠성음료 입사. 2009년 롯데칠성음료 마케팅팀장. 2014년 롯데칠성음료 마케팅부문장. 2017년 롯데칠성음료 경영전략부문장. 2021년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현).
1970년생, 한국외대 경영학과. 1994년 롯데칠성음료 입사. 2009년 롯데칠성음료 마케팅팀장. 2014년 롯데칠성음료 마케팅부문장. 2017년 롯데칠성음료 경영전략부문장. 2021년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현).
2023년 소주 시장에서 가장 눈길은 끈 것은 롯데칠성음료 ‘새로’의 약진이었다. 초록색 병만 보이던 소주 시장에서 투명한 병과 ‘제로(0) 슈거’를 앞세워 2022년 9월 출시된 새로의 판매 돌풍은 올해 더 거세졌다. 출시 약 1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메가 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새로의 인기에 힘입어 2022년 15%까지 떨어졌던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시장점유율도 20%를 넘어섰다.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초 목표로 내세웠던 ‘국내 소주 시장점유율 20% 확보’를 달성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의 활약은 음료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올해 ‘밀키스 제로’, ‘칠성사이다 제로 블루라임’ 등 새롭게 출시한 제품들이 음료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롯데칠성음료가 올 한 해 주류사업 및 음료사업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이를 최전선에서 이끈 인물이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다. 박 대표는 롯데그룹에서 롯데칠성음료에만 30년 몸담아 온 인물이다. 마케팅부문장과 경영전략부문장 등을 거쳐 2021년 마침내 롯데칠성음료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누구보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박 대표는 2021년 본격적으로 취임함과 동시에 롯데칠성음료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박 대표는 차별화된 신제품을 앞세워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대표적인 제품이 2022년 9월 출시된 새로다. 새로는 천연 감미료인 에리스리톨을 넣어 만들었다. 과당을 함유했던 기존 증류주의 상식을 파괴한 것이다. 대체 감미료를 사용하게 되면서 새로는 나트륨, 탄수화물, 당류, 지방,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단백질이 모두 0%가 됐다.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 ‘제로’와 ‘새로’ 돌풍 일으켜[2023 올해의 CEO]
소비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즐겁게 건강을 챙기자는 2030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맞춘 새로는 단숨에 이들을 사로잡으며 국내 소주 시장에서 ‘제로 슈거’ 신드롬을 일으켰다. 실제로 새로 출시 이후 경쟁사들도 연이어 제로 소주를 내놓기 시작했다.

별빛청하도 빼놓을 수 없다. 기존 청하 제품에 화이트와인과 탄산을 넣은 독특한 제품을 선보인 것. 비록 새로만큼은 아니지만 이 제품 역시 출시 8개월 만에 1000만 병이나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이렇게 2022년 새롭게 출시한 주류 제품들은 올해 완전히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롯데칠성의 주류 부문 매출도 성장세를 보였다.

음료 사업에서는 ‘제로 칼로리’ 열풍을 주도했다. 2021년 2월 ‘펩시콜라 제로’와 ‘칠성사이다 제로’를 선보이며 제로 칼로리 시장을 선점한 롯데칠성음료는 올해도 다양한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이 중에서도 ‘밀키스 제로’는 출시 후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600만 캔을 달성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물론 과제도 남아있다. 가장 뼈아픈 부분은 맥주 사업이다. 클라우드가 주력 제품인 롯데의 맥주 사업은 갈수록 매출이 줄며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박 대표는 새로를 앞세워 반등을 이뤄낸 소주 시장과 마찬가지로 신제품 출시를 통해 내년 맥주 사업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최근 신제품 맥주 ‘크러시(KRUSH)’를 선보인 것이다. 2020년 6월 ‘클라우드 생드래프트’ 이후 약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제품이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인기 아이돌그룹 에스파의 멤버인 카리나를 광고 모델로 삼고 판촉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크러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소주 시장에서 ‘새로’ 돌풍을, 음료 시장에서는 ‘제로’ 열풍을 주도한 박 대표가 맥주 시장에서도 반등을 이뤄낼지 이목이 쏠린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