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이것’ 모르면 힘들다[서평]
내 인생에 묻습니다
투에고 지음│한국경제신문│1만7000원
열심히 살던 사람들도 자신의 노력이 보상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무력감을 느낀다. 이 무력감의 깊이는 치열하게 살아 왔을수록 더 크다. 배우 김혜수는 최근 한 방송에서 인생에는 운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하며 “아무리 준비해도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이 공부하고 준비하면 죽을 때까지 모든 상황이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라는 메시지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감동과 위로를 주었다. 그의 말처럼 노력 여부와는 별개로 운에 따라 잘 풀리기도, 풀리지 않는 것도 인생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확실한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열심히 했으니까 당연히 결과는 좋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깨달음이 온 순간 그동안 해왔던 일의 리스트를 써 내려갔다.
과연, 운이라는 요소를 제외하고 다른 문제는 없었을까?”
_내 인생에 묻습니다 본문 중에서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무뎌진다는 것 등으로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사해 온 투에고가 새로운 인생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는 불확실한 것보다는 확실한 것, 결과보다는 과정, 변화하는 상황보다는 변하지 않는 본질에 집중하라고 한다.

즉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을 알지 못하면 일이 잘 풀려도 불행할 수 있다. 하루 또 하루, 한 단계 그리고 한 단계를 나아가는 것이 버겁게만 느껴질 수 있다. 저자 또한 우연히 시작한 일이 잘되어 사업은 나날이 번창했지만, 그때 마음이 어느 때보다 불행했다고 고백한다. 과연 이대로 살아도 괜찮을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고, 저자는 그때부터 자기 삶의 방향을, 가치관을, 목표를 리스트로 만들어 점검하기 시작했다.

1955년 미국의 심리학자 조지프 루프트는 ‘나 자신’에 대해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조하리의 창’이라는 이론을 발표했다. 이론에 의하면 ‘나’라는 존재에게는 ‘내가 아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아는 나’ 그리고 ‘나조차 알지 못하는 나(무의식)’라는 영역이 각각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인간은 하나의 행동이나 몇 가지 상황으로 판단하기 힘든 고차원적 존재라는 의미인데, 그 판단의 범위에는 나 자신도 들어간다.

무엇이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가. 정말 그 일이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얼마큼 좋아하는가. 그것을 위해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가.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이 책에서는 결국 모든 인생의 질문들에 대한 답은 자신 안에 있다며 끊임없이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빅터 프랭클 박사는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에게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상황도 참고 견뎌낼 수 있다”라는 말을 했다.
자기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사람은,
불행 속에서도 끝까지 해낼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_내 인생에 묻습니다 본문 중에서

그러니 나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을 구하라. 그 답과 내 삶의 방향을 일치시켜라. 그럴 때 막막하던 인생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운이 좋지 않아 어제를 망쳤더라도, 오늘은 다를 수 있다. 내일 또한 마찬가지의 하루가 되더라도 오늘을 충실하게 사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노력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이러한 삶의 주제들에 맞춰 인생의 각 단계에 맞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니 지금 마음이 불안하고 불행하다면,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막막하다면 이 책에 적힌 리스트를 따라 나 자신과 대화하고, 그를 통해 부정적인 연속성을 끊어내 나 자신을 새롭게 출발선에 세워보면 어떨까? 일명 인생을 리셋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최경민 한경BP 출판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