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은행서 117조6000억원 대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지급 이자만 1500억 웃돌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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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조6000억원.

지난해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일시 대출해간 누적 금액이다. 8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극심한 세수 부족에 시달리면서 지난해 한은에서 이같은 규모의 돈을 빌렸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지난해 연말에도 4조원을 빌렸다가 올해 초 갚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자액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가 작년 한은에 지급한 이자만 1506억원에 달한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대출 제도란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쉽게 설명하면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고 필요할 때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정부도 마이너스 통장을 뚫는다고?”...지난해 ‘마통’으로 117조 대출
정부가 지난해 이용한 ‘한은 마이너스통장’이 역대 최대 규모였다는 것은 그만큼 쓸 곳(세출)에 비해 걷힌 세금(세입)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까지 누적으로 정부의 총수입(492조5000억원)에서 총지출(502조9000억원)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0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마이너스통장과 마찬가지로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금에도 한도가 있다.

지난해의 경우 통합계정 40조원, 양곡관리특별회계 2조원, 공공자금관리기금 8조원 등 최대 50조원까지 빌릴 수 있도록 설정됐다.

대출 누적금액이 약 117조원을 기록한 것은 정부가 한은 대출 잔액이 50조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빌리고 갚기를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너무 많은 돈을 자주 빌리면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