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 펴내
지난해 생애미혼율 14%로 집계... 2013년에는 약 5%
한은 “미혼인구 증가, 노동시장 공급에 악영향"

서울 아현동 웨딩거리에 있는 웨딩드레스 판매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현동 웨딩거리에 있는 웨딩드레스 판매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자들의 비중이 10년 동안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8일 발표한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 자료에서 지난해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생애미혼율이 지난해 기준 1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생애미혼율은 2013년 약 5%였다. 지난해 그 비중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인구 10명 중 한명 이상이 결혼을 하지 않은 비혼자라는 얘기다.

남성 및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도 크게 높아졌다.

한은에 따르면 초혼 연령은 남성의 경우 2000년 29.3세에서 2022년 33.7세로 늘었다. 여성은 26.5세에서 31.3세로 증가했다.

학력 수준별로 살펴보면 저학력 남성의 미혼율이 고학력 남성에 비해 높았다. 반면 저학력 여성의 미혼율은 고학력 여성에 비해 낮았다.

한은은 자료를 통해 늦은 결혼(만혼)과 미혼인구 증가는 한국 노동시장에 큰 변화를 야기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초혼 연령도 크게 높아져 미혼인구 증가가 노동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로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남성의 경우 미혼인구 비중 증가는 노동공급 총량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한은은 내다봤다.

실제로 기혼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2013~2023년 평균)은 미혼 대비 각각 13%p, 16%p 높고 실업률은 약 4%p 낮았다. 아울러 기혼 남성은 미혼에 비해 시간제 근로 비중이 낮아 1인당 근로시간이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혼인율 하락으로 남성 미혼인구 비중이 증가하면, 남성의 고용 하락 및 실업 증가(extensive margin)와 평균 근로시간(intensive margin)이 모두 줄어들면서 경제 전체의 노동공급 총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라고 진단했다.

여성의 미혼인구 비중 증가는 노동공급 총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2013~2023년 평균)은 미혼 대비 각각 19%p, 16%p 낮았다. 또한 기혼 여성은 미혼에 비해 시간제 근로 비중이 높아 1인당 근로시간이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난다.

한은은 “여성 미혼인구 비중 증가는 이들의 경제활동참가율(extensive margin)과 평균 근로시간(intensive margin)을 높여 경제 전체의 노동공급 총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