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극심한 세수 부족에 시달리면서 일시 대출해간 누적 금액이 총117조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한은으로부터 국회가 정한 일시차입금 한도 50조 원 내에서 돈을 빌렸다 갚기를 반복할 수 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인 셈이다.
왜 그런거야?
지난해말 기준으로 정부의 한국은행 일시대출금 잔액은 약 4조원으로 집계됐으며 빌린 돈을 다 갚지 못하고 다음 해로 넘어간 연말 잔액은 2012년 말(5조1000억원) 후 가장 많다.
정부가 지난해 '한은 마이너스통장'을 역대 최대 규모로 이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쓸 곳(세출)에 비해 걷힌 세금(세입)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까지 누적으로 정부의 총수입(492조5000억원)에서 총지출(502조9000억원)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0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래서 뭐가 문제야?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너무 많은 돈을 자주 빌리면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유동성이란 쉽게 말해 ‘자산을 현금으로 변환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하는데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받은 금액을 시장에 풀게 되면, 통화량이 증가해 가격 상승 등 물가변동이 급격하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일시차입금 제도는 단기 유동성을 조절할 때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연속적으로 빌리면 기조적으로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면서도 “한은 입장에서 세수가 한 달 뒤에 들어오기 때문에 (정부가) 지금 쓰겠다고 하면 그것(일시대출)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라고 말했다.
허미정 기자 hmj0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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