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에 소개된 사례를 살펴보면, 25세 Natalie Fischer는 친구들과 올해 초 페이스타임(영상 통화)을 통해 재정 상태와 목표 예산을 공유했다. 한 달간 무지출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no spend January’를 시작했으며, 외출 대신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약속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또 헬스장 회원권을 취소했으며, 머릿결 관리와 손톱 손질도 업체에 방문하는 대신 집에서 해결할 예정이다.
예산을 관리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돈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어색해하고 세부 사항이 공개되는 걸 꺼렸던 과거와 달리, 재정적인 정보를 공개적으로 공유하고 함께 지출을 절약해 가는 문화가 정착된 것이다.
loud budgeting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미국 작가 루카스 배틀은 ‘시끄러운 예산 편성’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조용한 럭셔리’의 반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조용한 럭셔리는 집안 대대로 부유한 상류층 패션으로, 은근슬쩍 부를 과시하려는 트렌드를 가리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간 용어만 붙지 않았을 뿐 젊은 세대가 이미 몇 개월 전부터 ‘시끄러운 예산 편성’을 실천해 오고 있었다.
실제로 SNS에서 ”bougie broke (부기 브로크)”, ”de-influencing(디인플루언싱)” 등 과도한 지출을 의식적으로 중단하고 현실적인 예산 설정을 목표로 하자는 취지의 키워드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Z세대가 몇 년간 명품 등 과시적인 소비와 여러 번의 여행에 많은 돈을 지출하게 되면서 신용 카드 대금에 부담을 느꼈고, 재정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에 이러한 트렌드가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또 전형적인 재정 관련 연초 다짐의 흐름도 영향을 끼쳤다.
미국 비영리 기구 NGPF(Next Gen Personal Finance)의 교육 홍보 담당자 Yanely Espinal은 오히려 주위에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유용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예산을 공유하게 되면 저녁 초대를 거절하거나 모임 장소를 변경하는 등 지출 관리가 더 수월해진다고 조언했다.
또 소비자 저축 전문가 Andrea Woroch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젊은 층을 위한 저축 습관을 공유했다. 그녀에 따르면 ‘브랜드의 정기 메일 구독 취소, 문자 알림 수신 거부, 소매 앱 푸시 알림 끄기, 소셜 브랜드 팔로우 해제 등을 통해 홍보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충동구매 유혹을 피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또 온라인에 저장된 결제 세부 정보를 삭제하는 것도 구매 결정을 신중하게 만든다. 일종의 ‘구매 장애물’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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