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최우수 기업]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은 2023년 10월 선임사외이사제도를 도입했다. 선임사외이사제는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뽑아 균형을 맞추고 견제하도록 하는 제도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사외이사 회의를 소집 및 주재하고 사외이사의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한 지원 및 대내외 소통 지원의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에 더해 선임사외이사제를 추가로 도입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삼성 일부 계열사의 선임사외이사제 도입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와의 협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준법위는 삼성이 계열사들의 준법 감시 및 통제를 위해 2020년 독립적으로 설치한 기구다.

앞서 삼성SDI, 삼성SDS가 2023년 10월 각각 이사회를 열고 권오경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좌교수와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를 선임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한 데 이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 않은 계열사들도 선임사외이사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호텔신라, 제일기획을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선임사외이사제를 도입해 허근녕 사외이사를 초대 선임사외이사로 임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18년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으며, 2020년 2월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후 2022년 3월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으로 회계·재무 전문가인 김한조 사외이사가 두 번째 사외이사 의장이 됐다. 사외이사가 또다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삼성전자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이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다.

이번 선임사외이사제 도입으로 삼성은 기존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과 함께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정착과 거버넌스 체제 재편을 위한 두 가지 표준 모델을 주요 계열사에 접목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2021년 7월 이사회 산하 거버넌스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해 환경, 사회, 거버넌스 등 주요 지속가능경영 안건을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서 폭넓게 논의하고 있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 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등 총 6개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 총 11명으로,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구성했다. 특히 사외이사는 재무, 법률, IT, 공공부문 및 ESG 전문가로서 국적, 성별 등을 한정하지 않고 선임했다.

현재 사외이사는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은녕 서울대 공대 교수,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6명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