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 1800만 토스의 세계, 광고계의 게임 체인저로]
1시간 기준 15만명, 3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라이브 방송에 유입시킬 수 있는 토스의 '라이브쇼핑' .
1시간 기준 15만명, 3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라이브 방송에 유입시킬 수 있는 토스의 '라이브쇼핑' .
“냥 집사님들. 10시에 토스 라이브 쇼핑. 모래 20% 할인이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용자의 눈을 반짝이게 하는 문구가 있다. 토스의 광고서비스 ‘라이브 쇼핑 보기’다.

토스의 ‘라이브 쇼핑 보기’는 이용자에게는 알뜰한 구매 혜택을, 좋은 제품력을 가졌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알릴 기회가 없는 소상공인들은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다주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22년 9월 비교적 뒤늦게 광고 사업에 뛰어든 토스가 1년 전과 비교해 200% 이상의 폭발적 성과를 거두며 광고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다. 광고시장의 후발주자 토스의 성공 전략을 따라가 봤다.

토스 이미지.
토스 이미지.
종합금융 플랫폼 토스가 광고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다.

2013년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의 송금서비스로 첫발을 뗀 토스는 2022년 9월 뒤늦게 광고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1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월매출 123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200% 이상의 성장이다.

토스의 광고서비스를 담당하는 안예은 디렉터는 “‘광고도 토스답게’ 제공한 것이 토스 이용자와 광고주 모두를 만족시킨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전략1. ‘1800만’ 토스의 세계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 사진=토스 제공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 사진=토스 제공
토스는 2015년 2월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가 선보인 송금서 비스로 세상에 등장했다. 용감한 서비스였다. 해외에선 핀테크 서비스 혁신 모델이 등장해 금융 전반을 뒤흔들 때였지만 한국의 상황은 달랐다. 비금융사의 금융 서비스 진출에 제약이 많았기 때문에 스타트업 혁신에서도 금융만큼은 불모지로 남아 있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금융혁신을 앞세워 핀테크 분야에 뛰어들었다. 플랫폼 이름은 토스.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없는 간편 송금이 주 무기였다.

그해 토스는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애플·구글 앱 스토어에서 금융 부문 1위를 달성했고 회사는 국내외 벤처캐피털로부터 거액의 투자유치에 잇따라 성공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금융혁신의 불모지에서 이뤄낸 쾌거였다.

단 10초면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에 사람들은 모여들었다. 2017년엔 100만 다운로드란 기록을 세웠다. 토스는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금융 장벽의 산을 하나씩 올랐다. 2021년엔 토스증권과 토스뱅크를 선보였다. 서비스 시작 전부터 100만 명이 사전 신청할 정도로 토스의 혁신에 거는 기대는 컸다.

송금·계좌·대출·보험·투자…. 금융을 쉽고 간편하게 함으로써 금융 사용자를 끌어들인 토스는 토스의 세계를 무한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방식은 사용자들이 단 한순간도 토스 앱을 떠나지 않도록 토스 내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토스가 택한 전략은 쉽고 간편한 금융 경험을 중심으로 사용자들이 즐겨 쓰는 일상의 서비스들을 앱 안에 녹여내는 것이었다. 예컨대 KTX 표를 예매하거나 식품부터 전자기기까지 공동구매도 토스 안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거리에 흔하게 보이는 킥보드나 자전거 대여, 아파트 관리비 내기 등등.

금융 서비스를 통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생활서비스들이 토스 안에 모여들었다. 무려 70여 개의 서비스다.
토스는 어떻게 광고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됐나 [1800만 토스의 세계①]
전략2. ‘금융+비금융’이 만나는 슈퍼앱
토스의 세계는 무한 확장됐다. 금융을 기반으로 사용 친화적인 서비스를 확장한 토스는 2023년 월평균 사용자 수 1809만 명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도 KB스타뱅킹도 제쳤다. 앱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이 조사한 은행·뱅킹 등 금융 앱 사용자 수 1위다.
토스는 어떻게 광고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됐나 [1800만 토스의 세계①]
금융 앱을 넘어 전체 순위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한국인이 2023년 한 해 동안 가장 자주 사용한 모바일 앱 중 토스는 6위다. 2022년과 비교해 5계단 순위 상승이다. 토스의 앞에는 인스타그램(4위), 뒤에는 쿠팡(8위), 당근(9위)이 있다.
토스는 어떻게 광고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됐나 [1800만 토스의 세계①]
1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2030이 주력일 것이란 시장의 편견과 달리 토스의 이용자는 고루 퍼져 있다. 20대 가입자 수는 537만 명으로 우리나라 20대의 85%가 토스를 쓴다. 30대는 전체의 81%, 40대의 65%가 토스를 쓰고 있다. 세대별로 금융 앱 사용자를 비교한 결과 전 세대층에서 톱2 밖을 벗어나지 않은 건 토스가 유일했다.
토스는 어떻게 광고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됐나 [1800만 토스의 세계①]
‘슈퍼앱’ 토스의 세계가 구축되자 광고시장에서도 토스는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광고주들이 먼저 토스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토스 측은 이용자와 광고주 모두가 만족할 만한 때를 기다렸다. 신중희 광고사업 본부장은 “광고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토스 이용자에게는 토스만의 장점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광고주에게는 성과를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2022년 9월 디스플레이 광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광고사업에 나섰다. 2015년 스타덤에 올랐던 앱치고는 느린 선택이었다.

성장 속도는 가팔랐다. 후발 주자 토스는 1년여 만에 약 1500개의 브랜드가 찾는 매체가 됐다. 통신, 게임, 화장품, 식품, 자동차, 정유 등 토스 광고를 이용하는 기업의 산업군도 규모도 다양하다. 은행이나 증권사, 카드사 같은 금융업 광고가 대부분일 것 같지만 토스의 스펙트럼은 넓다. 1809만의 월평균 사용자 수, 송금·계
좌·대출·보험·투자 등 종합금융 서비스, 여기에 70여 개의 생활서비스 등으로 무한 확장된 ‘토스의 세계’ 덕분이다.

신중희 본부장은 “초반에는 ‘은행이나 증권사만 광고하는 곳 아닌가요’란 질문도 많이 들었다”며 “토스에는 은행·증권·보험은 물론이고 매일매일 일상 속에서 찾게 되는 서비스가 많다는 점을 알리면서 진입 허들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토스는 여러 산업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광고매체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광고 캠페인 스펙트럼이 점점 넓어지며 현재까지 집행된 광고 캠페인은 약 1만3000개에 달한다.전략3. 정교한 타기팅
물론 슈퍼앱이란 장점만으로 광고주를 끌어들인 건 아니다. 토스는 기존의 광고매체 서비스들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가장 큰 특징은 ‘정교한 타기팅’이다.

토스는 금융이 기반이다. 금융 이용자들의 자산, 결제 데이터가 이용자들의 동의하에 활용된다. 맞춤형 광고에 동의한 토스 이용자는 약 1900만 명. 대한민국 인구의 약 5분의 2다. 이들의 구매 이력, 소비 유형 등이 담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의 개인화, 맞춤화가 가능하다는 점은 광고주들이 목표하는 바를 정확히 사로 잡았다.

예컨대 맥주를 홍보하고 싶다면 캠핑·레저 등 액티비티 결제이용이 많은 이용자, OTT서비스나 인터넷방송 결제 이력이 있는 이용자, 배달앱이나 PC방 결제 이력이 잦은 이용자들에게 맥주 광고를 노출하는 식이다.

넥슨의 이우창 마케팅 부실장은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의 잠재고객에게 적합한 메시지를 적합한 시점에 전달해 광고 피로도를 낮추고 전환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했다”며 “토스의 정교한 타기팅을 통해 우리가 예상하는 잠재고객에게 닿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토스는 광고에 대한 이용자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기 위한 작업도 병행했다. 쉽고 간편하게. 토스의 기존 성공방정식대로 광고를 혁신하는 작업이었다.
토스 앱 안에서 광고 상품이 모여 있는 ‘혜택’ 탭. 광고이지만 사용자에게는 혜택이 되는 윈-윈 전략으로, 이 탭을 찾는 사용자는 현재 700만 명이다.
토스 앱 안에서 광고 상품이 모여 있는 ‘혜택’ 탭. 광고이지만 사용자에게는 혜택이 되는 윈-윈 전략으로, 이 탭을 찾는 사용자는 현재 700만 명이다.
이렇게 탄생한 광고상품이 이용자의 걸음 수에 따라 브랜드를 노출하고 혜택을 제공하는 ‘만보기’, 라이브 방송 정보를 노출하고 방송에 진입한 이용자에게 리워드를 지급해주는 ‘라이브 쇼핑 보기’ 등이다. 특히 ‘라이브 쇼핑 보기’는 폭발적인 트래픽으로 브랜딩 노출에 효과적이라 인기가 좋다.

아예 인식을 바꿔서 토스 플랫폼 안에서 광고주가 직접 광고를 운영할 수 있는 방식도 마련했다. ‘토스애즈’란 플랫폼인데, 광고 신청부터 운영, 성과 확인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두 확인이 가능하다.

토스 측은 기업의 마케터나 광고를 담당하는 실무자가 직관적으로 광고를 설정하고, 집행 기간 동안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러한 셀프 플랫폼을 준비했다. 반응도 좋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광고 효율이 잘 나오는지 확인하고, 효율이 좋지 않으면 광고를 바로 끄고 다른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주가 직접 광고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토스 플랫폼 '토스 애즈'
광고주가 직접 광고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토스 플랫폼 '토스 애즈'
토스는 앞으로도 신개념의 방식으로 광고사업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안예은 디렉터는 “토스의 광고사업은 앱 이용 고객의 사용 편의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용자 친화적 광고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의 일상에 도움이 되고 광고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광고를 앞으로도 더 다양하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간편송금 넘어 간편결제로
토스는 슈퍼앱의 성공을 넘어 광고시장에서 루키로 자리매김한 후, 이제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7300억원 규모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의 성장이 그다음 목표다. 이미 편의점 체인 CU와의 협력을 통해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토스는 지난해 6월 신세계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쓱페이와 스마일페이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 상반기 내에 신세계그룹과 SSG닷컴 쓱페이사업부와의 영업양수도 계약 체결이 예상되며, 계약 완료 후에는 쓱페이와 스마일페이를 토스페이로 통합해 직접 운영할 방침이다.

이는 토스페이의 사용 범위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기대되며, 일일 이용자가 100만 명이 넘는 대형 체인에서도 토스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와 같은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졌던 토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간편결제 부문의 입지를 견고히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의 간편결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토스의 세계’를 더욱 넓혀가는 전략적 방향의 일환이기도 하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