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0일 장마감 기준 700.74달러…700달러선까지 돌파
2023년 1월 30일 주가 대비 39.2% 급증
유료 멤버십 고객 늘며 실적 개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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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산업도 코로나19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유통업계는 고객 발길이 끊기자 매장을 축소하고 비핵심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에 들어갈 투자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도 매장을 폐쇄하고 허리띠를 졸라맸다. 당시 현지 언론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소매 유통의 종말(Retail Apocalypse)’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폐점이 가속화됐던 2020년에도 신규 출점을 강행한 회사가 있다. 미국의 창고형 도매 할인점 ‘코스트코’다. 심지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도 ‘1.50달러 핫도그’를 포기하지 않았다. 콜라까지 주는 가격이다. 업계의 시각은 부정적이었다. 코스트코를 ‘전자상거래 시대의 패자’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그러나 2024년 현재 코스트코는 오프라인의 ‘절대 강자’ 자리를 차지했다.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주가 띄운 실적, 어디서 돈 벌었나 ‘너무 뜨거워서 다루기 힘든 주식.’

코스트코에 대한 증권업계의 평가다. 지난 1월 30일 코스트코 주가는 700.7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초까지만 해도 500달러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지속 상승해 600달러 선을 돌파했고, 최근 700달러 선까지 넘겼다.

1년 전인 2023년 1월 30일 주가(503.28달러)와 비교하면 39.2% 올랐다. 같은 해 6월까지도 520달러대에서 유지됐으나 하반기 들어서며 상승폭이 커지기 시작했고 7월에 550달러를 돌파했다. 12월 5일 605.35달러를 기록하며 600달러까지 넘어섰다.
주가 사상 최고치…코스트코, 1000달러 찍을까
지난해 코스트코 주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S&P500 평균 상승률인 24%를 웃돈다. 최근 들어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업계에서는 코스트코를 ‘슈퍼스타 주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코스트코 실적 상승세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스트코는 2024 회계연도 1분기(2023년 9~11월) 총 매출 577억9900만 달러(약 77조2000억원)와 영업이익 19억8400만 달러(2조6500억원)를 기록했다. 순매출(567억1700만 달러)과 멤버십 매출(10억8200만 달러) 모두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2%, 13.3% 늘었다.

리처드 갈란티 코스트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식품 카테고리에서 매출이 늘었다”며 “우리는 정해진 수량과 품질을 맞추면서도 최저 가격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회원들의 신뢰를 얻는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은 결국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가장 먼저 가격을 낮추고 싶어 하는 업체”라며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고객들의 방문 빈도를 늘리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다양한 필수품에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공급사를 압박하고 있으며 약속할 수 있는 것은 비식품의 가격이다. 다만 아직은 어떠한 결과도 말할 수 없으며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매출은 오프라인에서 발생했다. 갈란티 CFO는 “1분기 전자상거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적은 편”이라고 밝혔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고객 충성도 강화 △식품 매출 증가 △신규 품목(골드바) 흥행 등으로 꼽힌다.

실제 이번 분기 유료 멤버십 고객 수는 7200만 명으로, 전년 동기(6690만 명) 대비 7.6% 증가했다. 유료 고객들의 멤버십 갱신율은 90%에 육박할 만큼 충성도가 높다. 코스트코는 가격대에 따라 골드스타(60달러)와 이그제큐티브(120달러) 등 2개의 유료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코스트코가 멤버십 고객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저렴한 가격이 한몫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22년 6월 9.1%까지 치솟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목표치(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2023년 들어 점차 완화돼 11월에는 3.1%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높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트코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료품을 판매하며 인기를 끌었다. 구글에서 코스트코를 검색하면 ‘코스트코를 활용해 돈을 절약하는 법’, ‘코스트코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 등과 관련한 게시글이 쏟아진다. CNBC는 “미국은 2020년부터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식료품도 그중 하나다. 코스트코는 고맙게도 배고픈 쇼핑객에 도움이 됐다. 일부 품목들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기간에도 이전과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코스트코가 매 분기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겪는 소비자들에게 안식처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가 사상 최고치…코스트코, 1000달러 찍을까
미국 투자전문 매체 더모틀리풀은 “멤버십의 가치가 있기에 충성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적은 연회비로 고품질 제품과 우수한 고객 서비스 및 다양한 품목을 이용할 수 있다. 또 구매 후 최대 90일까지는 이유 불문 반품이 가능하다. 코스트코 회원들이 멤버십을 취소하지 않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놀라운 가격도 한몫한다”며 “4.99달러(한국 기준 6990원) 로티세리 치킨이나 1.50달러(한국 기준 2000원) 핫도그와 탄산음료 콤보와 같은 푸드코트 품목을 누가 이길 수 있을까. 심지어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정기적인 프로모션과 할인이 계속 나온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오프라인의 강점인 신선식품과 식품의 매출이 늘었다. 갈란티 CFO는 “1분기 신선식품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로 인해 과일, 파이류 등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글로벌 경제 상황에 맞는 ‘전략 제품’도 잘 선택했다. 이번 분기에는 골드바가 그 역할을 했다. 갈란티 CFO는 “TV 등 가전제품을 포함해 여러 제품의 실적이 좋았다”며 “이번 분기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는데 1온스(28g) 금괴 판매 성과다. 1개 분기에만 1억 달러 이상의 금을 판매했다. 금은 새로 선보일 때마다 몇 시간 내로 품절되는 인기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트코는 골드바의 구매 개수를 계정당 최대 2개로 제한하고, 가격은 금 시장의 시세보다 몇 달러 더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다만 환불은 불가능하다. 영국 가디언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귀금속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했다”며 “정확한 가격 추적은 어렵지만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가격 혜택이 있는 골드바가 인기를 끌었다”고 보도했다. 코스트코 주가, 1000달러 돌파할 수 있을까코스트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프라인 확대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올해 전 세계에 총 31개의 점포를 신규 오픈하며, 이 가운데 20~24개는 미국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23개 점포를 신규 오픈했다.

한국에서도 수익성이 좋은 만큼 새 점포를 열 가능성도 크다. 갈란티 CFO는 “한국과 대만을 보면 각 국가마다 15~16개의 지점이 있으며 매우 성공적”이라며 “부동산 관점에서 다음 위치를 찾는 것은 조금 어려운 상태다. 일본에는 30개가 넘는 점포가 있지만 부동산적 관점도 포함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주가다. 일각에서는 코스트코 주가가 올해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회원비 인상’이 그 근거다. 코스트코는 통상 5년 6개월~6년마다 회원비를 인상하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 인상 이후 6년이 넘은 만큼 올해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코스트코의 마지막 인상 시기는 2017년 6월로, 당시 골드스타와 이그제큐티브 멤버십의 가격을 종전 50달러, 110달러에서 60달러, 120달러로 각각 10달러씩 인상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이미 단기간 내 주가가 기대 이상으로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더모틀리풀은 “올해 말에 코스트코 주가가 1000달러에 도달하는지 여부가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일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당장 서둘러 코스트코 주식을 사지 않아도 된다. 10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미 주가수익비율(PER)은 45.5로 지난 10년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며 유통 사업이 얼마나 성숙한지 고려한다면 급속한 수익 성장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