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한국 콕 찝어 언급
갤럭시S24 시리즈 돌풍 의식한 것으로 분석

팀 쿡 애플 CEO가 실적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를 도발하는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연합뉴스
팀 쿡 애플 CEO가 실적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를 도발하는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연합뉴스
“라이벌인 삼성전자의 본거지 한국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올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 시간) 내뱉은 발언이다. 이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쿡 CEO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 이같이 밝혔다.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비교적 작은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인 한국을 그가 콕 집어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하며 호평 받고 있는 것을 의식해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쳤다.

하지만 올해도 애플이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근 판매 호조를 보이는 갤럭시S24를 앞세워 올해 삼성전자가 다시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되찾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갤럭시 S24 시리즈.  사진=연합뉴스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갤럭시 S24 시리즈.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애플은 지난해 4분기(회계연도 1분기) 기준 매출 1195억8000만달러, 순이익 339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13% 증가한 수치다.

특히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여왔던 매출이 마침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 고무적이다.

실적 반등을 이끈 것은 아이폰이다. 지난해 선보인 신작 아이폰15의 판매 호조로 아이폰 매출은 약 697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6% 성장한 수치로, 시장 전망치인 679억6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아이폰 외 부문별 매출을 보면 서비스는 231억2000만 달러, 맥은 77억8000만 달러, 아이패드는 70억2000만 달러, 웨어러블 및 액세서리는 119억5000만 달러로 추산됐다. 웨어러블과 액세서리 매출은 시장 전망을 넘어섰지만 나머지 부문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냈다.

특히 애플의 핵심 시장 중 하나였던 중국에서 매출이 감소한 것이 큰 타격이었다. 애플의 중국 매출은 20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3% 감소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는 총 13주로 전년도 14주보다 한 주가 적었다”며 “이를 감안했을 때 애플의 성장률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