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연초 임직원에게 주는 성과급 규모가 각 기업 업황과 실적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에 따라 희비 갈리는 대기업 성과급
LG, 역대급 영업이익 달성했지만, 성과급 지급률은 달라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LG 전자는 임직원들에게 최대 기본급의 665%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생활가전·TV 사업을 맡고 있는 H&A 사업본부와 HE 사업본부는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성과급을 받게 됐다. 지난 25 일 LG 전가가 공시를 통해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H&A 사업본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 조78억원, HE 사업본부 3624 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치인 84 조 2278 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LG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성과급을 받았던 LG 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성과급을 340~380%, 전체 평균 362%로 책정했다고 공지했다. 성과에 따라 최대 900%까지 지급되었던 지난해와 달리 사상 최대 실적(영업이익 2 조 1 천억 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와 주요 메탈가격 하락, 전반적인 배터리 수요 약세 흐름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성과급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상 최대 성과급 vs 삼성 반도체 사상 최저 성과급
반면 과거 호황기에 두둑한 보너스를 받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의 올해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은 0%로 알려졌다.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아예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PI 는 목표달성장려금(TAI)과 함께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로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한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사업부는 지난해 1~3 분기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해 12 조 7 천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DS 부문 임직원들은 거의 최대치인 연봉의 50%를 받아왔던 만큼 타격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그룹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직원들에게 올해 사상 최대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역대 최대 수준이자 지급 상한선인 연봉의 50%로 확정하고 31 일 지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 및 수주 성과를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평균 임금은 9200 만원으로 일부 특별 수당을 제외하면 직원들에게 최소 3000 만원 이상의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실적 저조에도 격려금 지급
SK 하이닉스는 반도체 업계 불황에도 4 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 등 업황 반등을 고려해 직원들에게 격려금을 지급한다.
SK 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7 조7303 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영업이익을 재원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은 지급하지 않고 대신 상·하반기 두 차례로 나눠 지급하는 생산성격려금(PI)은 월 기본급의 50%를 지급한다. SK 하이닉스 직원들은 이와 함께 자사주 15주와 격려금 200 만원도 별도로 받는다.

허미정 기자 hmj0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