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것보다 건강이 더 중요”…밤 9시에 취침하는 미국 Z세대
미국 Z세대 사이에서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노는 대신 일찍 취침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18세부터 35세까지 젊은 층이 건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기를 택하고 있으며, 이 영향으로 유흥산업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건강 관리를 위해 취침 시간을 앞당기고, 늦은 저녁 식사를 거절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렌트카페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내 20대 청년들의 평균 하루 수면시간이 9시간 28분이었다. 이는 2010년 20대의 평균 수면시간인 8시간 47분보다 8% 증가한 것이다.

취침 시간도 앞당겨지고 있다. 미국의 침대 제조업체 슬립넘버가 구매 고객 20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8~34세 고객은 지난달 평균 밤 10시 6분에 잠자리에 들었다. 이는 작년 1월의 밤 10시 18분보다 12분 이른 시간이다.
이 같은 추세 변화는 외식 및 유흥 산업에도 반영되고 있다.

식당 평점 사이트 옐프에서 오후 4~6시대 식당 예약 건수 비중은 2017년 19%에서 현재 31%로 12%p 높아졌다. 반면 오후 6시부터 자정 사이의 예약 건수 비중은 줄어들었다.

뉴욕시내 일부 주류·외식 업체들은 낮에 식사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이른 시간 댄스파티를 여는 실험에 나서기도 했다.

뉴욕 시의 한 술집도 오후 5시에 시작하는 '마티네'(평일 낮에 이뤄지는 공연) 행사를 지난해에만 네 차례 개최했다. 2023년 마지막 날에는 자정 대신 오후 8시에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진행 했는데, 대기자가 200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중독 정신과 의사인 아킬 아난드 박사는 이런 현상에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Z세대가 알코올의 부정적 영향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난드 박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엄청난 정신 건강 위기를 Z 세대가 확인했고, 술에 빠지는 대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