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비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60.1%로 아파트 42.5%보다 높았다. 거래 유형 측면에서는 갱신 36.8%, 신규 계약일 때 67.2%로 약 2배 높았다. 같은 기간 아파트는 신규 40%, 갱신 36.4%로 차이가 미미했다.
비아파트 전세 임차인들이 월세로 갱신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2023년 4분기 비아파트 전세에서 월세로 갱신한 계약은 8.8%로, 전년 동기 7.7%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반면 동기간 아파트 월세 전환 갱신 비중은 6.4%에서 4.3%로 2.1%포인트 줄었다.
작년 집값 하락으로 전세 사기 유형 중 하나인 깡통전세 피해자가 속출하고 역전세난까지 겹쳤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한 아파트는 전세수요가 유지된 편이지만, 비아파트의 경우 보증금 미반환 우려로 월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전세금과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금액 합계가 집값의 70%를 넘어서면 깡통전세에 해당한다. 작년 집값이 하락하면서 매맷값과 전셋값 격차가 줄어들어 깡통전세가 속출했다. 더불어 집주인이 신규 세입자에게 받은 전세금으로 기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 사태도 월세 수요 증가의 원인이 됐다.
공급 측면에서도 작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험 가입 조건 보증금 기준을 공시가격의 150%에서 126%로 강화한 영향이 컸다. 전세 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월세를 갱신하겠다는 임대인이 늘어난 것이다.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전세 리스크’가 쉽게 잦아들지 않는 한편 매달 나가는 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서민층의 주거비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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