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알리익스프레스 유튜브 화면 캡처)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유튜브 화면 캡처)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14일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 클라우드에 의하면 테무(Temu)가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를 제치고 작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 연속 신규 설치된 쇼핑 앱 1위를 차지했다. 국내 누적 테무 앱 설치 건수는 지난 1월 기준 900만 건이다. 최근 두 달 연속 200만 명 이상이 새롭게 테무를 설치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 월평균 이용자 수가 707만 명에 달해 2023년 1월 371만 명 대비 90.57% 증가했다. 쉬인의 경우 14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에 의하면 지난 1월 기준 국내 이용자는 약 62만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1월 17만명 대비 약 4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중국 플랫폼들은 ‘초저가’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했다. 소비자 노출도를 높이기 위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에 광고비를 쏟아붓고 있다. 실례로 알리는 마동석을 모델로 내세워 지난해 3월 국내 신규 설치 건수가 전월 대비 223% 올랐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무는 온라인 광고 비용에 17억 달러(약 2조2698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대비 1000% 늘어난 수치다. JP모건 분석에 의하면 올해 테무의 광고비는 30억 달러(4조62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2억5962만 달러(1조6816억원)을 광고비로 지출했다. 쉬인의 경우 10억 달러(1조355억원)다.

한편, 정부는 중국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국내 브랜드의 가품을 유통해 불공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업체들이 가품을 판매하면 처벌을 받는 것과 달리 중국기업들은 통관 절차 외에는 마땅한 규제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무료 배송으로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품질 문제와 배송 이슈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논란에 지난해 12월 품질 보증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짝퉁 추방’을 위해 앞으로 3년간 100억 원을 투자하고, 한국브랜드 보호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지적 재산권 보호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해당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스톤헨지’ 등 국내 유명 쥬얼리 브랜드의 제품과 모델을 사칭해 가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각종 위조 상품으로 소비자들을 속이고 있다.

중국 온라인 플랫폼 확산에 국내 오픈 마켓에서 영업하는 중소 소상공인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대다수의 오픈 마켓 소상공인들은 중국 플랫폼에서 제품을 가져다가 재판매한다. 그러나 중국 플랫폼이 직접 판매하며 그들의 판로가 점차 끊기게 됐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떠오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개인정보처리 방침에 ‘수집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때 ‘제3자’의 범위가 명시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사고 있다. 위 같은 문제에 테무는 2022년 9월 법인 설립지를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에 뒀다. 서버를 미국에 두어 고객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했다는 입장이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