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8500원대한민국 합계 출산율 0.78명 시대, 학령인구가 가파르게 줄고 있음에도 정작 학원 수는 줄지 않는다. 서울에 있는 학원의 숫자가 편의점보다 많고, 사교육비 역시 역대 최고에 이른다고 한다. 각 가정마다 아이가 한 명 내지 두 명 정도이다 보니 내 아이를 최고로 키워보겠다는 부모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일 터. 그중에서도 양육자들이 가장 크게 기대를 갖고 투자하는 영역이 바로 영어 교육이 아닐까.
엄마 배 속에서부터 시작되는 영어 태교는 물론 한글을 가르쳐야 할 시기에 영어 유치원이나 해외 어학연수를 보내는 것마저 이제는 필수처럼 되어버렸다. 내 아이만 뒤처질 수 없다는 불안감에 시작되는 사교육, 하루에도 서너 개씩 이어지는 학원, 집에 돌아온 후 몇 시간의 숙제…. 하지만 그 시간을 버틴 초등학생들은 과연 대입의 결과도 좋을까.
대한민국처럼 영어 교육 방식이 천차만별인 곳에서 너무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과한 공부를 시키지 않으려면, 우선 입시에 도움이 되는 영어가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입시 영어 전문가이자 초등 영어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10년 차 영어 강사가 펴낸 ‘순서만 바꿔도 대입까지 해결되는 초등 영어 공부법’은 눈여겨볼 만하다. 저자는 결코 아이에게 영어 공부를 힘들게 시키지 않아도, 초등 고학년 시기에 늦지 않게 공부의 순서만 제대로 점검해줘도 충분히 영어를 좋아하고 결과로 증명해내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전하는 초등 영어의 핵심 키는 재미와 성취감이다. 아이들이 영어를 공부하며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실력이 는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저자는 지금까지 진행해온 영어 공부 순서를 과감하게 뒤바꿔볼 것을 제안한다. 파닉스를 배운 후 빠르면 초3, 늦더라도 초5부터 어느 정도 국어력을 갖춘 아이라면 바로 ‘영어 문장 만들기’부터 해보라는 것. 아이들이 영어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려면, 쉬운 기초 문장을 만드는 연습을 통해 우리말과 다른 영어의 시제와 어순을 익히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무작정 원어민 교사 앞에서 말하기를 시도하고, 하루에 수십 개씩 단어를 암기하며, 이해도 되지 않는 문법 용어를 익히며 시험을 볼 것이 아니라 단어 서너 개로 구성된 기초 문장을 써보며 틀리는 과정을 익히다 보면, 자연스럽게 단어가 외워지고, 문법이 이해되며, 독해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인의 평생 족쇄와도 같은 영어 공부의 첫 단추를 어떻게 끼워야 덜 고생하는지, 나아가 중고등학교 내신은 물론 수능 영어까지 어떻게 해야 시행착오 없이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지 자신만의 문장력 키우기 노하우를 통해 기본기를 탄탄히 만드는 단계별 공부법을 상세히 담아냈다. “초등학생 이전에 고등학생을 상대로 입시 영어를 가르치면서 시행착오를 겪은 학생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에 보다 쉽고 빠르게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은 너무 어릴 때부터 사교육 시장에 내몰려 정작 공부에 재미를 붙여야 할 시기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아이들이 많은 현실 속에서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시사점을 준다.
이 책은 초등 아이들이 영어에 시달리는 시간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하며, 진정한 언어로서의 영어를 익히는 동시에 수능 영어까지 자연스럽게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설득력 있게 알려준다. 실전에서 아이와 함께 당장 실행해볼 수 있는 ‘50일 완성! 기초 시제로 만드는 영어 문장력 키우기 워크북’도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어 입시 영어와 실용 영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을 양육자들에게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안과 솔루션을 돕는다.
이혜영 한경BP 출판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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