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투어리즘 탓에 물가가 심하게 올라 일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오버투어리즘이란 관광객이 포화상태에 달해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과잉 관광 현상을 뜻한다.
21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1월 일본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79.5% 증가한 268만 8100명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오버 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는 인기 관광지 20여곳을 선정해 7억원 한도로 지원할 계획이다.
일본에는 이미 물가가 치솟은 관광지가 속출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일 오픈한 도쿄의 관광 복합시설 토요스 천객만래의 경우 고급 해산물 덮밥을 1만5000엔(약13만원), 스테이크 꼬치는 1만3000엔(약11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에 외국인 관광객 덮밥이라는 뜻의 ‘인바운드 동’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이에 일본인은 정작 국내 여행을 즐기지 못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가도 숙박, 식비 등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항공·여행 애널리스트인 토리우미 코타로는 TBS에 “외국 관광객은 엔화 약세로 가격을 올려도 올 것”이라며 “이중가격을 도입하면 일본인은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할 수 있고, 일하는 사람은 급여가 오르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또 “태국의 경우 사원 입장료는 내국인 무료, 외국인 관광객은 300밧으로 따로 책정하고, 이동 수단인 툭툭은 내국인은 1시간에 200밧인 반면 외국인은 300밧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요금을 정가로 하고, 일본인은 할인해 주는 형태로 하면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한편 ‘이중가격’을 반대하는 다른 전문가는 불공평하다고 반박했다. 지방소멸 전문가인 키노시타 히토시는 “관광지는 외국인 관광객 물가에 맞추면 된다. 불공평함을 굳이 조성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추가 여유가 있는 이들을 위한 관광상품을 따로 출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의 한 식당에서는 700엔짜리 라멘을 2월 중순부터 외국인 대상의 관광상품용 라멘을 3000엔에 판매하고 있다. 관광상품용 라멘에는 젓가락 등 기념품이 포함됐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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