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3년 가을 배추·무, 콩, 사과, 배 생산량 조사’ 갈무리
통계청 ‘2023년 가을 배추·무, 콩, 사과, 배 생산량 조사’ 갈무리
설 명절 대목이 지났지만 사과, 배 등 국내 과일 가격은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사과 배 대신 수입 과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8일 10개에 2만 5243원(부사·소비자 판매가)이던 사과값은 26일 기준 2만 9299원으로 약 16% 올랐다. 배 값은 더 올랐다. 3만 1739원에서 4만 795원으로 약 28% 증가했다.

사과, 배는 수입하지 않고 전량 국내 생산에 의존하기 때문에 한 해 작황이나 생산량에 따라 가격이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높다. 또 추석이나 설 명절에 10개당 가격이 2만 원 후반에서 3만 원대 초반까지 오르다가 다시 안정을 찾는 것은 매년 반복되어 온 특징이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설 연휴가 지났지만 사과, 배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유는 생산량 및 재배 면적 감소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가을 배추·무, 콩, 사과, 배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과 생산량은 전년보다 30.3%, 배는 26.8% 감소했다.

사과 재배 면적 또한 전년 대비 4.2% 줄어든 2만 4600ha 수준이고 10a당 생산량 또한 27.3% 줄어 약 1500kg이다. 농촌 고령화로 인한 노후 과수 폐원이 늘어난데다 봄 냉해에 여름 병충해까지 겹쳐 피해를 입은 지역이 많아 면적 당 생산량도 감소했다.

비싼 국내 과일 대신 오렌지, 망고 등 수입 과일에 눈을 돌리는 소비자도 늘었다. 과일값 대책으로 수입 과일 관세를 인하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비싼 수입 과일의 대명사로 불리는 아보카도의 kg당 가격은 4790원으로 사과 6140원보다 저렴하다. 대형 마트 행사가격으로 망고가 1개에 1980원, 오렌지 6~10개에 1만 990원이다.

지에스(GS)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지에스더프레시에 따르면 설 연휴 직후 이틀간 수입 과일 매출이 일주일 전과 비교했을 때 약 31.4% 증가했다. 이마트도 올해 들어 국내 과일 매출 신장률이 1%에 그친 반면 수입과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4% 늘었다고 밝혔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