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3년 12월 인구동향’ 발표
2013년에 비해 혼인 건수 급감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 등 ‘결혼 자금’ 때문에 비혼자들 늘어나
결혼 안하니 자연히 출생률도 급감 '악순환'

결혼하지 않은 이유로는 2022년 20대의 32.7%, 30대의 33.7%, 40대의 23.8%가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를 꼽아 가장 많았다.  사진=연합뉴스
결혼하지 않은 이유로는 2022년 20대의 32.7%, 30대의 33.7%, 40대의 23.8%가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를 꼽아 가장 많았다. 사진=연합뉴스
40%.
최근 10년 사이 혼인 건수가 이같이 감소했다

3일 통계청의 ‘2023년 12월 인구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잠정치)는 19만3673건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는 혼인 건수가 32만2807건이었다. 10년 만에 혼인 건수가 약 40.0% 감소한 것이다.

혼인 건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배경으로는 젊은 층의 결혼에 대한 생각이 크게 변한 것이 꼽힌다.

통계청 사회조사에서도 나타난다. 13세 이상 인구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2년 20.3%에서 2022년 15.3%로 떨어졌다.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42.4%에서 34.8%로 감소하는 등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크게 줄어드는 양상이다.

같은 기간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대답한 이들은 33.6%에서 43.2%까지 높아졌다.

결혼하지 않은 이유로는 2022년 20대의 32.7%, 30대의 33.7%, 40대의 23.8%가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를 꼽아 가장 많았다.

이 중에서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은 젊은 층이 결혼을 하지 않게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직장을 다니며 돈을 모아도 서울에 집을 사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최근에는 월급 상승률을 웃도는 수치로 물가마저 치솟고 있어 젊은 층의 주머니는 더욱 가벼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음으로 20대(19.3%)와 40대(15.4%)는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30대는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14.2%)’와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4.2%)’가 둘째로 많은 응답 비율을 차지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났는데 출생아 수가 증가할 리 없다.

출생아 수는 2013년 43만6455명에서 지난해 23만명으로 47.3% 줄었다. 결혼을 하더라도 ‘딩크족(맞벌이면서 자녀가 없는 부부)’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같은 기간 혼인 건수보다 더 가파른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