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체 가능 일자리, 제조업(93만개)·건설업(51만개)·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46만개)·정보통신업(41만개) 순

국내 일자리 327만개 AI가 대체···금융전문가 99% 소멸 위험
인공지능(AI)이 국내 일자리 327만개(13.1%, 2022년 기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고연봉으로 알려진 경영·금융전문가 직종 이 일자리 소멸 위험군 99.1%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AI 시대 본격화에 대비한 산업인력양성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기업의 AI 도입률은 4% 수준에 불과하지만 생성형 AI의 출현과 AI 성능 향상 속도를 고려할 때 'AI 시대'가 빠르게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AI 노출지수'를 활용한 미래 일자리 소멸 위험 분석 결과, 국내 전체 일자리의 13.1%인 327만개가 AI로 인해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93만개), 건설업(51만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46만개), 정보통신업(41만개) 등의 순으로 AI 대체 가능 일자리가 많았다.

직종별로는 AI 대체 가능 일자리의 59.9%인 196만개가 전문가 직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공학 전문가 및 정보통신 전문가의 비중이 높은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45만개)과 정보통신업(38만개)뿐만 아니라 건설업(43만개), 제조업(37만개) 내에서도 전문직 일자리의 대체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금융업의 경우 일자리 소멸 위험군의 99.1%가 경영·금융전문가 직종에 몰려 있었다.

이미 해외 글로벌 기업에선 AI의 인간 일자리 대체가 이미 시작됐다.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IBM은 지난해 8월 약 8000개의 일자리를 AI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최근 관련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단비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AI의 노동 대체 양상은 과거 로봇이 생산직 일자리를 대체한 것과 매우 다를 것으로 예측된다"며 "AI가 이미 석·박사급 개발인력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노동수요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도입 초기에는 AI 활용에 따른 고용 대체 효과보다 AI 도입에 필요한 개발 인력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더 시급해 현재 한국은 AI 관련 고학력·전문 연구개발 인재 육성이 당면 과제라고 보고서는 짚었다.

AI 혁신을 선도하는 미국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민간을 중심으로 인력 양성에 매진하고, 중국은 국가 주도로 고급 AI 인재 양성에 집중하는 등의 추세를 감안해 한국도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민간 투자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지난달 '글로벌 AI 인덱스' 발표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AI 경쟁력은 세계 6위이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정부 전략이 6위, 인력 12위, 민간투자 18위로, 정부 정책보다 민간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열세로 나타난다.

송 부연구위원은 "AI가 고학력·고임금 일자리인 전문가 직종까지 다수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미래 일자리 소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학제 정비 및 해외인력 유치, 민간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