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상대로 치열한 홍보전…윤영준 사장까지 방문해 자사 역량 총집결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여의도 재건축 시공권을 둘러싼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 간 치열한 경쟁이 결국 현대건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23일 오후 2시 여의도 하나증권 빌딩에서 열린 ‘여의도 한양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토지 등 소유자 전체회의’에서 소유주 투표를 진행한 결과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 570명 소유주 중 이날 참석한 인원은 548명으로 이중 현대건설이 314표(57.3%), 포스코이앤씨가 231표(42.1%)를 득표했다. 3표는 기권 및 무효표였다.

현대건설은 오피스텔 고급화 등을 통해 개발 수익을 1조741억원까지 높여 ‘소유주 분담금 0원(기존과 동일 평형 신청 시)’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했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단지명은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다. 전체회의 열흘 전인 13일엔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이 현장에 직접 방문해 임직원에게 “초격차 랜드마크 건설을 목표로 하라”고 당부하는 등 이번 여의도 한양 수주에 큰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3.3㎡당 824만원을 내건 현대건설보다 26만원 낮은 798만원 공사비와 1조원 사업비 책임조달,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 ‘오티에르’ 적용을 제안했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해당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홍보전을 벌여왔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구역은 지난해 5월 제3종일반주거지역이던 용도지역이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되면서 랜드마크급 초고층 주상복합 조성이 가능해졌다.

당시 여의도 한양이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1호 재건축으로 상징성이 높았던 데다 인근에 시범, 대교, 삼익 등 준공 50년차인 재건축 대상 단지들이 많아 ‘선점 효과’도 기대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로 예정됐던 시공사 선정은 KB부동산신탁이 아파트 부지와 인접한 롯데마트 부지를 시공사 사업 면적에 포함시켜 서울시 제재를 받게 되면서 이듬해로 연기됐다. 여의도 한양 재건축은 조합방식이 아닌 신탁방식으로 진행돼 KB부동산신탁이 사업 시행자로 재건축을 이끌고 있다. 결국 소유자 전체 총회를 통해 롯데마트 부지를 매입하게 되면서 시공사 선정 작업이 재개됐다.

1975년 준공된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2 소재 588가구 규모이며, 현 사업계획에 따르면 이번 재건축 사업을 통해 최고 56층 992가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