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혜화동 성균관대에서 학사복을 입은 한 학생이 취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혜화동 성균관대에서 학사복을 입은 한 학생이 취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 채용의 첫 관문이던 ‘자기소개서’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24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동향조사’에 따르면 기업담당자 41%가 ‘자소서가 사라지고 다른 전형이 강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설문은 작년 11월부터 12월까지 이뤄졌으며,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채용 담당자 중 315개 업체가 응답했다.

기업 채용담당자들은 많은 지원자들이 챗GPT를 사용해 자소서 항목을 작성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61.4%가 지원자의 챗GPT 사용에 대해 ‘독창성이 없어 부정적’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는 ‘기술변화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답인 13.7%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채용에 영향이 없다’라고 답한 곳은 22.2%였다.

지원자의 챗GPT 사용 여부를 판별하기 어렵다는 점도 기업이 자소서 항목 폐지를 고려하는 이유다. 기업의 73%가 ‘자소서 작성 과정에 챗GPT 사용여부를 판별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챗GPT로 인해 기업 차원에서 ‘자소서 선별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51.1%다. 사용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해당 전형에서 감점하거나 불합격 처리하는 등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기업도 각각 42.2%, 23.2%다. 이는 ‘채용에 영향이 없다’라고 답한 기업인 34.6%보다 높았다.

최근 챗GPT 등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해 지원자의 구직 활동을 돕는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채용 플랫폼 ‘사람인’이 25일 인공지능(AI) 기반 자기소개서 초안 생성과 내용 개선, 수정 등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또 HR 테크 기업 ‘인크루트’는 작년 AI 자소서 연습 서비스 ‘잘쓸랩’을 모바일 버전 출시한 바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생성형 AI를 잡겠다'는 문구를 내건 판별 프로그램도 나온다. 논문, 레포트 표절 검사 서비스로 유명한 '카피킬러'가 작년 9월 '챗GPT 킬러'를 출시해 기업과 대학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