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없는 벚꽃축제” 3월 '패딩 날씨'에 늦은 개화…난감한 지자체 축제
남부지방에서 ‘벚꽃 만개’가 예상보다 늦어지며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진행됐다. 1년 전 이른 개화로 축제를 앞당긴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경상남도 창원시는 3월 23일부터 제 62회 진해군항제를 열고 있다. 행사는 4월 1일까지 열린다. 문제는 벚꽃 개화율. 지난 23일 기준 진해지역의 벚꽃 개화율은 고작 15%에 그쳤다.

울산에서는 지난 23일 ‘제5회 작천정 벚꽃축제가’ 개막됐다. 날씨는 햇살 가득했으나 사람들을 맞이한 것은 벚꽃이 아닌 꽃망울이다. 24일에도 구름 가득한 날씨로 벚꽃 만개를 기대할 수 없었다.

경남 하동 쌍계사 ‘십리 벚꽃길’은 3월 29일 개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22일부터 벚꽃축제가 열렸지만 활짝 핀 벚꽃은 없었다. 지난 1993년 하동 벚꽃축제가 시작된 이후 최초다. 지난해 벚꽃 개화 시기가 3월 22일로, 축제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개화 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된 이유로는 일조량과 기온이 꼽힌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일조량은 평년 대비 70~7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 3월 23일까지의 제곱미터당 일조량은 303MJ(메가줄)인 반면 평년은 404MJ였다. 대전의 경우 평년 466MJ 대비 올해는 343MJ, 대구는 평년 456 대비 337MJ이다. 제주는 제곱미터당 404MJ인데 반해 올해는 296MJ이다.

기온도 평년대비 낮다. 2월까지는 기온이 높았으나 3월에 들어서 찬공기가 내려와 기온이 평년보다 낮다. 3월 23일까지 서울 평균 기온은 평년 섭씨 6.5도지만 올해는 5.9도밖에 되지 않는다. 강릉은 평년 7.1도인데 올해는 6.2도, 대전의 경우 평년 6.9도 대비 올해는 6.3도다.

KB국민카드가 분석한 전국 주요 벚꽃 명소 인근의 지난해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벚꽃 나들이 기간 매출이 급증한 명소는 경인권 인천대공원, 강원권 강릉 경포대, 충청권 대전 대청댐, 호남권 영암 월출산, 영남권 하동 쌍계사였다.

매출액 증가가 높은 지역은 하동 쌍계사가 335%로 1위로 나타났다. 이어 인천대공원(112%), 울산 작천정(109%), 대청댐(103%) 등 순이었다. 주요 벚꽃 명소 중 외부 방문객의 매출액 비중이 높은 곳은 서산 개심사 99%, 임실 옥정호 96% 등이다.

외부 방문객의 매출 비중이 높은 벚꽃 명소는 서산 개심사, 하동 쌍계사, 임실 옥정호, 가평 대성리, 강릉 경포대였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