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화 라포네엔터테인먼트 대표 인터뷰

최신화 라포네 대표. (사진=Yukie Mikawa)
최신화 라포네 대표. (사진=Yukie Mikawa)
최신화 라포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1996년 일본으로 넘어가 현지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20년 넘게 요시모토흥업에서 일한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전문가’다. 요시모토흥업은 일본 코미디언들의 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CJ ENM은 2019년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요시모토흥업과 합작해 라포네엔터테인먼트(LAPONE)를 설립하고 최 대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를 통해 현지 엔터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가 제작한 일본판 ‘프로듀스 101’인 ‘프로듀스 101 재팬’은 큰 인기를 얻으며 일본 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을 일으켰다. 시즌1을 통해 탄생한 JO1, 시즌2 INI 등은 현지에서 인정받는 아이돌그룹이 됐다.

최신화 대표는 “‘국민 프로듀서’라고 불리는 시청자 투표 100%로 멤버가 결정되는 것이 인기 이유”라며 “시청자들이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뽑은 멤버들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꿈’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힘도 중요하다”며 “연습생들이 꿈을 향해 진지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도 연습생이 된 기분으로 희로애락을 느끼면서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처럼 느껴져 열기가 더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 ‘프로듀스 101’과는 차이가 있다. 그는 “한국판은 소속사 연습생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이미 개인 팬, 소속사 팬덤이 있어서 프로그램 초기부터 연습생 개인을 홍보한다”며 “그런데 일본은 일반인이 참여하기 때문에 초기 팬덤이 약했다.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JO1, INI의 특징은 한국인 없는 ‘K-콘텐츠’라는 점이다. K팝 트레이닝 시스템을 통해 성장하고, 영상 콘텐츠 제작은 한·일 협업을 통해 세계적으로 히트하는 K팝을 중심으로 제작했다. 최 대표는 “이를 통해 기존 K팝 그룹과 차별화해 J팝도 아니고 K팝도 아닌 독자적인 장르를 개척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증명한 것은 CJ ENM과 요시모토흥업의 시너지 효과다. 최 대표는 “CJ ENM의 강점인 음악 등 크리에이티브와 글로벌 진출에 일본 문화와 사고방식, 트렌드 등을 접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며 “일본에서는 프로그램 출연이나 기업과의 연계 등에 관해서는 요시모토흥업의 강점을 살려 아티스트 프로듀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없는 일본 그룹의 인기가 K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지론이다. 그는 “기존 K팝 그룹에 없는 일본과 한국에서 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며 “KJ팝 요소를 일본에 정착시켜 하나의 장르로서 K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음악 시장 중 하나인 일본에 K-DNA를 이식한 라포네의 실험은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라포네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시장’이다. 최 대표는 “쉽지 않겠지만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더 많은 전 세계 팬들에게 라포네를 소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