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무사하진 않다" 뎅기열 확산에 미주지역 '경보'
28일(현지시간) 범미국보건기구(PAHO)가 미주 지역에서 뎅기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주 지역에선 26일 기준 올해에만 350만 건 이상의 감염 사례와 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지난해 통틀어 미주 지역에서 보고된 뎅기열 사례는 456만9464건이다.

PAHO의 자르바스 바르보사 국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보고된 사례가 3배 더 늘어나 우려가 된다고 언론 브리핑에서 밝혔다.

뎅기열은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전역에서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는 브라질(83%), 파라과이(5.3), 아르헨티나(3.7%)다. 해당 국가들은 전체 사례의 92%, 사망자의 87%를 차지한다.

PAHO 국장은 일부 국가에서 뎅기열 전염 증가를 대비하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기 매개체가 잇따라 등장하고 새로운 지역에서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2023년 기록적인 사례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뎅기열 사망률은 0.05% 미만으로 유지됐다”며 뎅기열 전파를 예방 및 통제하고 사망을 피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 모기(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매개 모기에 물린 사람은 3~14일 잠복기를 거친 뒤 갑작스러운 고열, 두통, 발진,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뎅기열 확산 요인으로는 기온 상승·기상 이변· 엘니뇨 현상 등의 환경적· 사회적 요인이 꼽힌다. 급격한 인구 증가와 계획되지 않은 도시화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된다. 또 ‘고여있는 물’은 모기 번식지를 만들어 전염병 확산에 여파를 미친다.

한국의 경우 이집트숲모기는 서식하지 않는다. 그러나 흰줄숲모기는 ‘아디다스’ 모기로 불리며 한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흰줄숲모기가 한반도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2018년 내놨다.

다만 지구 온난화가 심해져 흰줄숲모기가 한반도 전체 지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제기된다.또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서 동남아시아· 남미지역에 여행하며 뎅기열에 감염된 내국인이 매년 평균 200명 귀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뎅기열이 국내에서도 풍토병으로 토착화 될 수도 있다고 분석된다.

PAHO에 따르면 4가지 뎅기열 혈청형이 동시에 존재하면 질병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됐다. 2개 이상의 뎅기혈 혈청혈이 동시에 유포되는 현상이 미주 21개 국가 및 지역에서 관찰됐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