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왕벚나무 ./ (사진=제주시청)
제주왕벚나무 ./ (사진=제주시청)
‘여의도 벚꽃길’로 유명한 윤중로 일대에 한국 고유종인 제주왕벚나무를 심어나갈 예정이라고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가 밝혔다.

현재 여의도 벚꽃길은 창경궁 복원 과정에서 왕벚나무를 일부 옮겨 심으며 조성됐다. 해당 나무들은 일본의 왕벚나무나 교잡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여의도 일대에 심어진 왕벚나무는 총 1365주로 노령목이 많다. 또 매년 고사목, 병충해 피해목 등 50여주를 교체 식재하고 있지만, 교체하는 왕벚나무도 현재 나무와 같은 종이었다.

이번을 계기로 여의도 일대에 ‘제주왕벚나무’를 점차적으로 교체 식재하며 앞으로 한국 고유종 벚꽃을 구민들이 구경할 수 있게 됐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제주왕벚나무를 후계목으로 삼아 ‘서울 대표 벚꽃 축제’의 명성을 잇겠다고 밝혔다.

제주왕벚나무는 ‘일본 특산 왕벚나무’로 주로 알려진 ‘소메이요시노’와 별개의 종이다. 2018년 국립수목원의 DNA 연구 결과 제주왕벚나무는 한국에만 자생하는 특산종인 것으로 분석됐다.

올벚나무를 모계로 하고, 벚나무 또는 산벚나무를 부계로 해서 탄생한 1세대 자연 잡종이다.
또 일본 도쿄와 미국 워싱턴 등에 서식하는 ‘소메이요시노’의 유전체와 비교 분석한 결과 제주왕벚나무와 소메이요시노는 뚜렷이 구분되는 별개의 식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메이요시노는 올벚나무를 모계로 두고 오오시마 벚나무를 부계로 둔 잡종이다. 그간 복제품 형태로 양산돼, 원산종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소메이요시노는 일제강점기 한국에 한 차례 유입됐다. 해방 이후 벌목으로 자취를 감췄다가 1960년대 다시 유입돼 전국적으로 퍼졌다. 수명은 60~80년 정도로 1960년대에 한국서 심어진 나무들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왕벚나무프로젝트2050에 따르면 진해 유명 벚꽃길의 벚나무를 전수 조사한 결과 96%가 소메이요시노인 것으로 집계됐다. 881그루 가운데 소메이요시노가 846그루, 일본 원산종인 처진올벚나무 28그루를 차지했다. 한국 자생종인 올벚나무 및 잔털벚나무 등은 고작 7그루였다.

윤소희 기자 ysh@hankyung.com